[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태영호(57)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남북통일 첫걸음은 북한에 종교의 자유를 주는것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종교와 신앙의 자유 국제 연대' 창립대회 포럼에서 "북한은 종교를 탄압하는게 아니라 말살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중국이든 소련이든 마오쩌둥이든 스탈린이든 공산 독재자들은 모두 종교를 탄압했으나 북한처럼 종교를 말살한 곳은 없다"며 "탄압은 종교의 확산과 유포를 강압적인 방법으로 내리누르는거고, 말살은 목회자를 죽이거나 수용소로 보내 물리적으로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십계명은 제가 9살때부터 달달 외웠던 북한의 10대 원칙(당율법)과 같다"며 "순서까지 그대로 본땄다"고 주장했다. 십계의 첫 항이 '야훼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인데, 10대원칙의 첫 항은 '온 사회를 철저히 김일성·김정일 주의로 하라'로 거의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성경의 '안식일'과 '순례' 역시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그대로 본따 실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토요일날은 김일성만을 위한 안식일로, 모든 일을 절대 하지 않고 10시부터 12시까지는 김일성의 교시 말씀 지시를 앉아서 학습한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지난 1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북한 외교관 조성길 가족 한국행지지 시민연대 결성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기독교의 순례행진처럼 북한은 '배움의 천리길'이라고 해서 만경대로부터 백두산까지 매해 어른, 아이 할것없이 순례행진을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양력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북한은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년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김일성이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성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성경을 그대로 본따 '신'의 자리에 김씨 일가를 앉혀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경이 수천년간 읽히는 것처럼 김씨의 세습도 수천년 이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
태 전 공사는 "우리가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방법과 전략, 접근방법을 찾을때가 됐다"며 종교의 자유를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은 10여년전부터 한국 영화 드라마를 보고있다. 한국의 콘텐츠가 북한에 유입돼서 전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보는 한국 드라마가 그들이 겪고있는 실생활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만화 성경책을 쓰고있는데, 한쪽에는 만화로 된 성경을 쓰고 한쪽에는 북한 김일성 활동 교과서를 그대로 담고 있다"며 "북한 사람은 이것을 보면 북한에서 하는 모든 세뇌교육이 하느님을 없애고 그 자리에 김일성을 세운 것이란 것을 금방 알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원산갈마지구에 국제해양관광특구를 개설하고 한해 10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 유치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이 투자를 받고 싶어한다면 교회당을 지어야한다고 해야한다. 교회당을 지어야 더 많은 한국인들이 관광객으로 들어온다고 전략적으로 유도해서 10년내에 한 개 혹은 두 개의 교회당을 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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