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20~21일 북한 방문 발표에 전문가와 언론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제2 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 국면에 빠져 있는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시 주석의 ‘깜짝 방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원포인트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코리아 리스크 그룹의 챠드 오캐럴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최근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이은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같은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핵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취지로 판문점에서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한때 취소됐을 때도 5월에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이 물꼬를 텄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판문점 북미정상회담도 이같은 수순을 밟아 개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방한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오는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 뒤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는 G20 회의 기간 정상 회담을 갖기로 한중 양국 정부 간 합의가 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북유럽 순방 도중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있다면서 이달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평양과 워싱턴 당국 사이에 중요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은 북핵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이를 위해 북한에 대한 자극도 자제하고 있다.
워싱턴이나 평양 당국 모두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 정상회담을 추진할 기류는 아니다.
다만 북미 간에 향후 비핵화 일정과 범위 등에 대해 일정 부분 새로운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파격적인 의사 결정 스타일을 감안하면, ‘원포인트 판문점 북미정상회담’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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