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오는 2023년까지 오래된 기반시설(SOC) 관리에 연 평균 8조원, 총 32조원을 투자한다.
열수송관이나 송유관 등 20년 이상된 지하시설물은 정밀안점검을 시행하고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관은 교체를 원칙으로 관리한다. 도로와, 철도, 공항을 비롯해 전력구와 통신구와 같은 민간시설을 포함한 15종의 기반시설을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중장기 관리계획을 수립한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지난해 말 발생한 KT 통신구 화재와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고로 기반시설 노후화로 인한 국민들의 관심과 생활 안전에 대한 요구는 더욱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통합 대응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지난해 12월부터 국토부, 산업부, 기재부 등 관계 부처가 범부처 전담조직을 구성해 안전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월 마련한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기반시설관리법)'의 일환으로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다.
먼저 생활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조기에 발견해 해소한다. 대책 마련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긴급점검과 함께 지난 2~4월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했다. 두 차례 점검으로 발견된 일부 시설의 위험 요인은 내년까지 긴급보강을 우선 추진한다.
특히 지하시설물은 20년이 넘은 경우 5년마다 정밀안전점검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30년이 지나면 교체를 원칙으로 관리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한다.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투자도 확대한다. 정부의 안전관리 투자를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민간과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시설은 투자 세액공제 확대와 경영평가 반영을 비롯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연평균 3조원 정도의 투자를 유인한다. 이를 통해 모든 기반시설의 안전등급을 C등급(보통) 이상으로 관리하고 사고 발생 시 큰 피해가 우려되는 방재시설은 B등급(양호) 이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반시설에 대한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내년 1월 기반시설관리법 시행에 맞춰 중대형 SOC와 지하시설물 15종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특히 관리대상 시설을 공공에 한정하지 않고 국민 생활 안전에 밀접하고 공공성이 강한 통신구, 송유관과 같은 민간시설까지 확대한다.
또 시설과 기관에 따라 각자 관리되던 분절적인 체계를 국토부와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중장기계획과 기준을 마련한다. 아울러 안전인력을 확충하고 국토안전관리원을 설립해 입체적인 유지관리 이행체계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기술을 기반시설 관리에 적극 도입한다. 기반시설의 이력·관리현황을 인프라 총조사를 통해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 취약지역을 과학적으로 규명한다.
지하시설물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통신구, 전력구, 송유관 정보가 포함된 전국단위의 3D 지하지도를 오는 2023년까지 구축해 안전관리에 활용한다.
또 사물인터넷(IoT)·드론·로봇 등을 활용해 교량 하부, 물속과 같은 점검이 어려운 안전점검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간다.
우리나라 기반시설은 지난 1970년대부터 집중적으로 건설돼 50여 년이 지난 지금 노후화 비율과 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저수지의 96%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고 송유관, 통신구와 같은 지하시설물 가운데 20년이 넘은 시설물이 90%를 웃돌고 있다.
지난 5년간 노후 기반시설물의 관리를 위해 투자된 비용은 약 26조원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아직까지 건설비 대비 유지보수 비용의 비중이 10% 내외로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14∼’18) 주체별 유지관리 투자액 [자료=국토부] |
지금 중대형 SOC는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으나 지하시설물은 개별법 위주로 관리되고 있어 시설별 안전 수준도 서로 다른 상황이다.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유지관리 투자는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인 선제적 투자 계획은 미비했다.
또 국가 기반시설 전체를 총괄하는 관리체계가 없어 시설·기관별로 각각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노후 기반시설 관리현황에 관한 이력 관리가 부족하고 관련 통계와 정보화 시스템도 부분적이고 산발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위험을 기관마다 산발적으로 처리해 왔다면 이제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잠재된 불안까지 발견해 총체적·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이는 곧 국민의 안전 보장과 사회적 비용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투자가 연평균 8조원, 4년간 32조원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국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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