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정부가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산업구조 개혁과 투자 지원에 힘을 쏟기로 했다. 올해 중 '산업단지 대개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투자에 대해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과감한 세제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9일 경기도 안산 반월산업단지에서 이러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공개하고, 실행전략을 내놨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제조업 부가가치율을 선진국 수준인 30%로 끌어올리고 세계 일류 상품 기업을 기존 573개사에서 1200개사로 늘릴 계획이다.
◆ 산업단지에 AI와 5G 적용…'클린팩토리' 첫 도입
정부는 우선 제조업 혁신의 요람인 산업단지를 스마트·친환경·융복합 혁신 테스트베드 산단으로 개조한다. 산업단지는 제조업 고용의 50%를 차지하는 중추적 기능을 하고 있지만, 최근 설비 노후화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산업단지 혁신대책을 담은 '산업단지 대개조 계획'을 연내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
개별 공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공장'을 넘어 인공지능(AI)과 5G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지능화'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정부는 스마트 공장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조 모델을 개발하는 'AI 기반 스마트공장(AI 팩토리)'을 전국에 2000개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50개 중소기업이 입주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나 70개 기업이 입주한 송도의 바이오클러스터와 같은 산·학·연이 집중된 클러스터를 앞으로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또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염물질 저감설비를 설치한 '클린팩토리'를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주로 철강·뿌리산업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사업장이 클린팩토리로 전환될 예정이며, 정부는 스마트 공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클린팩토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 오염물질 중 80%는 산단 20곳에서 배출된다"며 "해당 단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대폭 줄여 '청정제조산단'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 국적 관계없이 세제지원…수출 계약서 기반 보증규모 확대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지원은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8월 일몰을 앞두고 있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기한을 연장해 상시적 사업재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신산업으로 확대되며, 구조조정 시 제공되는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19.06.18 alwaysame@newspim.com |
국내 투자에 대해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과감한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신산업·위기지역 투자에 대해서는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내·외국인 투자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기능도 활성화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주에 발표될 '하반기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될 전망이다.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 프로그램'은 지원규모를 올해 1000억원에서 단계적으로 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수출활력제고대책'에 포함된 해당 프로그램은 자금난을 겪는 유망 수출기업이 수출계약서 만으로 특별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원규모가 작아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나아가 정부는 무역보험기금도 선진국 수준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의 무역보험기금은 1조5000억원(12억7600만달러)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2017년 기준 중국은 55억달러의 무역보험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72억달러, 독일은 33억달러 수준이다.
앞으로도 정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범부처·민간 참여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회의'를 출범시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추진과제를 보다 구체화시킬 예정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미래차 등 업종별 전략과 기업환경 개선, 인재양성 등의 후속과제를 지속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