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오는 10월 11년만에 인구주택 총조사인 인구센서스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유엔인구기금(UNFPA)의 도움 없이 하겠다고 공식 통보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로이 와디아 UNFPA 아시아태평양사무소 대변인의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이 UNFPA에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받지 않고 인구센서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지난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
앞서 UNFPA는 여러 해에 걸쳐 북한 정부에 인구센서스 준비를 위한 일부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제공해 온 바 있다.
북한 인구센서스는 600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4만여명의 관리가 동원돼 진행되는데, 지난 1993년과 2008년 실시된 조사는 모두 UNFPA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하산 모타샤미 UNFPA 평양사무소장은 지난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이 원하는 수준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북한 인구센서스 자료에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평양의 유엔 기구들과 외교관,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은 많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제한되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대한 평가를 지방 관리들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이렇게 조사된 자료는 제재 효과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노력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면서 “북한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VOA에 따르면 유엔 관계자 등 전문가들은 북한이 인구센서스에 대한 UNFPA의 도움을 거부하는 이유가 “UNFPA의 지원으로 조사가 진행되면 그것이 제재효과를 평가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북한 정부는 폐쇄적이기 때문에 그런 증거들이 드러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유엔의 지원을 받아 정확한 자료와 통계를 얻어야 각종 재해 예방과 효율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데 이제부터는 그러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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