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긴밀히 관여할 뜻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발언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구도가 현재 남북중에서 남북미중 4자 구도로 바뀌는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중 정상회담 가진 후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돕겠다"고 공언했다.
【图片=CCTV截图】 |
◆시진핑 "북미가 대화 지속해 진전 이뤄야", 김정은 "유관국 호응 얻지 못해, 인내심 유지할 것"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지속해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과거 1년간 조선(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면서도 "인내심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성과를 기대한다"며 "중국과 소통·협력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 중국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경험을 배우겠다"고도 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 적극적인 관여를 천명했고, 김 위원장도 중국을 통해 난관에 부딪힌 비핵화 문제의 타결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북중간 양자 합의로 풀이된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베이징 시내 대로변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이 방영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2019.06.20 |
◆ 조진구 "결국 선택은 미·북에 달려, 4자구도 쉽지 않을 것"
최강 "중국 중재로 미북 협상 가능, 한국은 포함 어려워졌다"
중국의 개입으로 한반도 비핵화 구도가 4자 구도로 변화될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소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비핵화 구도는 북미 양자 구도로 가거나 중국이 중재를 보고 북미가 협의하는 3자 구도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결국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북미 양자의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과 북한 최고지도자의 발언은 사실은 원론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결국 선택은 미국과 북한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조 교수는 특히 "비핵화의 일정 단계에 이르면 (북한의 김정은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보상을 위해) 과거 6자회담을 조금 더 발전시킨 6자회담 '시즌 2'의 형태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미국이 당분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기본적으로 북미가 중심이 되고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하는 형태의 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당장 정상회담을 하기보다는 과거처럼 북미 실무협상을 중국이 중재를 서는 고위급 실무협상부터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거기에 포함되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 부원장은 또 "시 주석이 '북한의 안보 우려'를 말한 것은 결국 북미 중 북한의 편을 든 것"이라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이야기할 것인데 과거와는 달리 북한의 변화된 입장을 중국이 가져온다면 미국이 인정하겠지만 그것이 아닌 상황에서 북한의 안전 보장만 강조한다면 미국이 거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핵화의 당사자인 미국이 중국이 포함된 3자 구도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북 전문가들은 오는 27일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통해 예고된 미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내놓을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따라 향후 비핵화 협상 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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