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가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담판과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기조의 함수관계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와 폭이 달라질 수 있어 향후 주가 움직임을 가늠하는 일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양국 정상의 회담 이후 확전이 전개될 경우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또 한 차례 제기된 가운데 전세계가 오는 28~29일로 예정된 ‘세기의 담판’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UBS는 투자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전면전을 차단하는 데 실패, 미국이 모든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강행할 경우 전세계 GDP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하향 조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UBS는 “전세계는 이미 경기 침체에 매우 근접한 상태”라며 “회담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전세계 경제는 2010년 전후 유로존 위기나 1980년대 유가 파동, 1990년대 이른바 데킬라 위기와 흡사한 형태의 침체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UBS는 협상 실패 시 내년 중반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이 20% 급락하는 한편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3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긍정적인 의견도 없지 않다. 세인트 루이스 소재 웰스 파고 인베스트먼트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시장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은 양국 정상이 악수를 나누며 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하는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회담 결과의 주가 파장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직접적으로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이 예상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무역 협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가 보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협상 결렬 시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시장 충격이 상당 부분 상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최소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점치는 상황이다.
매뉴라이프는 투자자들이 무역 협상 결과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가운데 어느 쪽의 영향력이 클 것인지를 저울질하느라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 담판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다.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보류가 현재로서 예상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라는 판단이다.
한편 중국 측은 미국에 자국 기업에 대한 부적절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미국에 자유 무역 원칙과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따라 중국 기업에 대한 거래 제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를 포함해 중국 IT 기업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