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지난달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 두 달이 다 돼가지만, 국방부는 여전히 “분석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까지는 추가적으로 드릴 정보가 없다”고 짧게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noh@newspim.com |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4일 오전 9시 6분부터 10시 55분께까지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방사포 등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10~20발 발사했다.
당시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약 70km에서 200km까지 비행했으며 고도는 약 20~60km였다.
이후 엿새가 지난 뒤인 5월 9일 북한은 장소를 옮겨 또 다시 도발했다.
이날 북한은 오후 4시 29분과 49분께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 1발과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발사체의 사거리는 각각 270km, 420km였으며 고도는 약 50km였다. 지난 10일 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북한은 방사포, 자주포 등도 추가로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류된다.
특히 지난 11일 미국 의회조사국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미사일은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의회조사국은 미국 연방 의회에 주요 정책사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민간 싱크탱크와는 달리 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기관이다.
때문에 이 기관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반면 군은 11일 당시에도, 그리고 발사 두 달이 다 돼가는 25일 현재에도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군이 미사일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데 대해선 비핵화 대화 국면이나 9.19 군사합의가 이유로 거론된다. 탄도미사일은 9.19 군사합의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군 내부의 다수 관계자들을 비롯해 여러 예비역 장성들은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당시 한 공군 중장 출신의 한 예비역 장성은 “만일 우리가 (북한의 행동이) 9.19 합의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탄도)미사일이라고 인정하면 우리가 (합의) 폐기를 주장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 “발표하는 순간 합의 무산이기 때문에 정부가 (미사일이라고)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25일은 제69주년 6.25 전쟁 기념일로서의 의미가 있는 날이다. 이전에도 국방부가 ‘북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는데, 6월 25일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일관되게 구체적 언급은 피한 채 “한미 공조 하에 세부 탄종과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용어설명> KN-23
'KN'은 북한(Korea North)을 뜻한다. 또 숫자 23은 미국 정보당국이 파악한 23번째 신형 미사일이라는 의미다.
■ <용어설명> SRBM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사거리 1000km 이하인 탄도유도탄(탄도미사일), 즉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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