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이 검찰이 제출한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 대한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을 문제삼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64·11기)·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들에 대한 10차 공판을 진행 중이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특히 증인으로 출석할 박 모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제시할 참고인 진술조서에 조사 전 과정이 기재돼 있지 않다”며 “생략된 것일 수 있고, 누락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런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형사소송법 규정에 의하면 참고인이 조사 장소에 도착한 시각과 조사를 마친 시각 사이 모든 경과를 조서 또는 서면에 적도록 돼 있다”며 “수사과정확인서를 보면 ‘진술인이 작성한 보고서 확인’이라고만 적혀있고 어떤 보고서를 어디까지 확인했는지 구체적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9 mironj19@newspim.com |
이에 검찰은 “박 전 심의관이 작성한 보고서는 건수도 많고 분량도 상당해 본인의 희망 하에 변호인과 함께 조사 시작 전 보고서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며 “검사가 질문하고 답변하는 조사라고 할 수 없어 수사과정확인서에만 기재했으며 ‘진술인이 작성한 보고서 확인’으로 충분히 특정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검찰은 또 “박 전 심의관이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그 과정에서 검찰 조사나 진술조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임 전 차장 또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심의관이 향후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진정성립을 인정할 경우 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변호인의 이의제기는 검찰을 흠집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전 심의관은 지난 4월 임 전 차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임 전 차장으로부터 받은 외교부 문건을 참고해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임 전 차장 지시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보고서를 전달했으나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앞서 지난 기일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법원행정처에서 임의제출된 문건 중 작성자인 심의관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출된 것이 존재한다”며 “기관 자체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작성자의 참여나 동의가 없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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