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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임상 3상 실패 '파장'…"신뢰 추락" vs "성장통"

기사등록 : 2019-06-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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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높던 '리보세라닙' 임상 3상 실패 발표에 시장 '충격'
주가 연일 하한가 기록하며 찬물 "업계 신중해진 분위기"
"단독 임상 실패했지만, 병용 임상 등 데이터 확인 필요"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사태'에 이어 에이치엘비의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바이오 업계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이치엘비의 임상 실패 소식으로 인한 주가 하락과 산업 침체를 우려하는 반면, 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통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단독 임상은 실패했지만 병용 임상 결과는 봐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나온다.

다만 하반기 메지온,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와 신라젠의 무용성 평가 결과가 바이오 업계의 분위기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이번 결과는 업계와 투자자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수밖에 없다.

◆ '리보세라닙' 임상 3상 실패… "소규모 추가 임상 실시할 것"

리보세라닙은 위암 치료 신약 물질이다. 부광약품은 2009년 미국 신약개발 기업 LSKB와 계약을 맺고 리보세라닙의 전임상과 글로벌 임상 1상, 2상을 공동으로 진생했다.

에이치엘비에 판권이 넘어온 것은 작년이다.

에이치엘비는 1985년 설립돼 구명정과 고급요트 등 선박사업에 주력하는 회사였다.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면서 에이치엘비가 최대 주주로 있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미국의 LSK바이오파트너스(LSKB) 등 바이오 기업들을 인수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해 8월 400억원에 부광약품이 보유한 리보세라닙을 도입했다. 국내 개발 및 판매권리와 일본·유럽 지역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비율을 넘겨받는 조건이었다. 자회사 LSKB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지난 26일 에이치엘비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리보세라닙의 전체생존기간(OS)이 위암 3차 치료제인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론서프(성분명 TAS-102)와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인 27일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실패 사실을 알렸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이 1차 유효성 지표인 OS와 관련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OS와 관련해) 리보세라닙은 기존에 허가받은 다른 약물 대비 유사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위암 3차 치료제 임상으로 이미 중국에서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 성공 기대감이 높았다. 이 때문에 실망감도 더욱 큰 셈이다.

하지만 회사는 임상 실패에서 멈추지 않고 28일에 리보세라닙에 대해 소규모 추가 임상을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유효성 평가지표 중 하나로 데이터가 확정된 무진행생존율(PFS)이 상당히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온 만큼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소규모 추가 임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데이터와 생존환자를 추가 분석해 전체 데이터를 오는 9월 말 유럽 종양학회(ESMO)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3차 치료제로 유의성을 증명하지 못하자 앞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은 그만큼 큰 실망감으로 드러났다. 에이치엘비는 임상 실패를 발표한 27일에 이어 28일까지 이틀간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하락해 3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임상 실패, 업계 신뢰 하락 우려" vs "산업 성장 단계일 뿐"

업계 안팎에서는 에이치엘비의 임상 실패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산업이 발전하는 증거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 사건 이후 에이치엘비 임상 실패로 바이오 업계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바이오 업계 전반적으로 신뢰를 잃을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에이치엘비가 이번에 임상을 실패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임상 실패한 것은 아쉽지만, 에이치엘비는 시장에 솔직히 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여파가 있겠지만 이는 바이오 산업 성장 과정에서 풀어야할 과제"라며 "임상 3상 성공확률은 23%라 안 될 수도 있다. 국내 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이슈코멘트 자료를 통해 "성공/실패 여부는 실제 임상 결과를 통해야만 알 수 있기에 데이터로 확인이 필요하다"며, "단독 임상에서는 유의성을 보이지 못하였으나 병용 임상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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