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6월 수출이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에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도체·석유 등 주력품목들의 수출단가 급락과 최대 수출무역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6월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5.6% 감소해 1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6월 수출이 또 다시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5년 1월~2016년 7월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41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5%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도 13.5% 감소한 20억55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 증감률은 또 다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월 수출이 전년대비 11.1% 감소한 이후 3월과 4월 각각 8.2%, 2.0% 감소하며 감소폭이 줄어들었으나, 5월 들어 -9.4%로 또 다시 상황이 악화됐다.
상반기 수출은 2715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5% 감소했다.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6000만달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2520억달러로 5.1% 하락했고, 무역수지는 19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반도체·석유 등 주력제품 수출 물량·단가 동반 하락
반도체와 석유 등 주력수출품목들의 수출 물량과 수출 단가 동반 하락이 6월 수출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출은 25.5% 감소했으며, 석유화학(-24.5%)과 석유제품(24.2%) 수출도 크게 줄었다. 다만, 선박(46.4%), 자동차(8.1%) 등 주력품목과 바이오헬스(4.4%)·이차전지(0.8%)·전기차(104.3%) 등 신수출동력품목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먼저 반도체 수출은 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33.2%)하면서 전체 수출이 25.5%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D램 가격(8Gb 기준)이 지난해 6월 대비 60.2% 감소했으며, 낸드플래시 가격(128Gb 기준)도 24.6% 줄었다.
산업부는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지속 △스마트폰 수요 하락 △기저효과 등도 반도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석유화학 제품도 유가 하락 및 제품 구매 지연에 따른 단가 하락(-17.3%), 일부 설비 정상가동 차질에 따른 물량 감소로 수출이 하락했다. 석유제품도 유가 하락, 중국·대만 등 아시아내 정제설비 증설 등에 따라 수출이 크게 줄었다.
다만 주요 성장 품목 중 자동차와 선박,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전기차 등은 수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전기차 수출은 2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6월(1억2000만달러)과 비교해 104.3% 급성장했다.
품목별로보면 자동차가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 중단, 일부 모델의 생산 저하 등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친환경차 중심의 글로벌 수요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수출이 8.1%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7.9%로 7년만에 최고치다.
선박은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출 호조, 2017년 수주 선박의 인도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출이 46.4% 늘었다.
이외 신수출동력품목으로 분류되는 바이오헬스는 지난달 수출 증가로 전환됐고, 이차전지는 33개월 연속 증가, 전기차도 29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 중국·아세안 수출 동반 하락…중남미·CIS 수출은 증가
지역별 수출은 중국·아세안 등이 크게 감소한 반면, 신흥지역인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만 유일하게 증가를 나타냈다.
특히 우리나라의 1위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중국 기업 제재 등 대외 통상 여건 악화, 제조업 경기 부진 등 영향으로 2009년 5월 이후 10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아세안 수출(-8.5%)도 일반기계 분야에서 중고기계 규제, 인프라 프로젝트 지연, 석유화학 분야에서 현지 생산시설 증설, 환경규제 심화, 섬유 분야에서 중국산 직물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크게 줄었다.
미국(-2.5%)도 반도체 단가의 지속적인 하락 및 수요정체, 6월 미국 셰일오일 생산 사상 최대 전망과 제품 하락 등에 따른 석유화학 수출이 감소하면소 수출 감소로 전환했다.
유럽연합(EU)도 석유화학, 반도체, 가전, 컴퓨터 등 부진으로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했고,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을 주로 수출하는 일본(-11.4%)도 수출이 10% 이상 감소했다.
산업부는 주요국 수출 부진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세계교역 위축 등 대외 여건 악화를 꼽았다. 또한 반도체·석유화학·정유산업의 글로벌 업황부진으로 수출단가 급락한 점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흥지역으로 분류되는 중남미(8.3%)와 CIS(29.4%)만 수출이 크게 늘었다.
중남미는 코파아메리카 개최 등에 따른 TV판매 증가로 디스플레이 수출이 32.7% 크게 늘었고, 철강과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도 호조세를 나타내며 1개월 만에 수출 증가로 전환했다.
CIS는 현지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완성차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자동차 수출이 늘고 있고, 일반기계와 철강, 석유제품 등도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1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세계교역 위축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하반기 수출총력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오늘 성윤모 장관 주재로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성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수출지원기관은 현재의 수출부진 상황에 대한 엄중한 위기 의식을 갖고 총력지원체계를 대폭 강화해 모든 수출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며,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 시장 개척으로 수출과 산업현장에 활력을 더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자리에서 산업부는 △하반기 무역금융 공급확대 △신남방·신북방·틈새시장 총력지원 △수출구조 4애 혁신 노력 가속화 △5대 수출지원기관 총력지원체계재정비 등 하반기 수출총력지원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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