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정치

외교통들 "문대통령이 나설 때…당장 日에 특사 보내야"

기사등록 : 2019-07-05 06:0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방일 때 홀대받은 의원들…"갈등은 오래 전부터 예견"
"외교부도 산업부도 아닌 문 대통령이 직접 풀어야"
국회 차원에서도 대책 모색…긴급의회외교 진행키로

[서울=뉴스핌] 이지현 김승현 기자 =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소재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에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나 경제 맞보복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이번 사안을 '경제적'으로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안이 한일간 정치 갈등에서 비롯된 만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의 외교통들은 외교부나 산업부 등의 실무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본 정부와 정치적 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일때 홀대받은 국회의원들…"갈등은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

지난 5월 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5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을 비롯해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유기준·정진석 의원과 이정현 무소속 의원 등이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으로 향했지만 당시 이들의 방일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푸대접 논란' 때문이었다.

의원들은 당초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대신 참의원에서 비례대표 초선인 와타나베 미키 외교방위위원장 한 명이 나와 이들을 맞이했다.

당시에도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논란거리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랐다.

이에 일본 정부에서 한국 정부에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보복조치에 대한 언급이 나왔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일본 정부는 그때부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일본은 "만약 한국이 중재위 구성 요구를 거부하면 G20정상회의에서 한일간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었고, 이는 현실이 됐다.

당시 일본을 방문했던 유기준 의원은 "그때부터 한일관계 경색의 단초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일본의 규제를 도발이라고 느끼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중재위 설치에 응하지 않은 것 자체를 도발이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이 오래 전부터 이같은 조치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정권이 바뀌지 않는 이상 지금의 한일관계를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 5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04 yooksa@newspim.com

◆ "외교부도 산업부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풀어야"

원인을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일본의 이번 경제보복 조치가 역사적, 정치적 갈등 속에서 발생했다면 해법도 정치적인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다. 이번 경제보복 조치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했지만 그 지시는 일본 총리실이 했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애초부터 한국 청와대와 일본 총리실 간의 정치적 충돌"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그렇다 보니 한일 양국 외교부가 끼어들 틈도 없었다"며 "양국 정부의 정치적 이해타산이 외교적 대화를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청와대와 아베 총리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이라며 "3개월 전부터 특사단을 파견하라고 강조해오지 않았나. 외교부가 나설 때가 아니라, 당장 지금이라도 청와대가 일본에 특사를 보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일본의 규제에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반대로, 야당에서는 연일 대통령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도 "정부가 WTO제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는데, 제소를 해도 1년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 문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청와대가 정치력을 발휘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4일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과거는 잊지말되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가 필요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일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 국회 차원에서도 대책 모색…긴급의회외교, 대책회의 진행키로

한편 일본의 경제 조치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직격탄을 맞자 국회 차원에서도 시급하게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당장 의회외교 차원에서 일본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의회외교단을 꾸린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일의회외교포럼 명예회장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을 만나 일본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일 외교포럼은 방일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다에 긴급 한일의회교류를 제안한 바 있다.

한국당은 더불어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4일 "일본 경제 보복으로 반도체업계는 4달밖에 버틸 수 없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당장의 노력보다 중장기 대응만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단 한국당에서는 경제보복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jhlee@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