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선배 검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김진태, 정점식 의원 등 윤 후보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검사 출신 의원들을 청문위원으로 임명해 윤 후보자의 약점을 파고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김학선 기자 yooksa@ |
한국당은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진태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법사위 소속인 정갑윤 의원을 정무위로 사보임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당의 요청으로 법사위에 선수 교체해서 들어간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청문회가 며칠 안 남아 준비할 시간도 적지만 윤석열은 제가 잘 안다”며 “적폐수사 공로로 그 자리에 올랐지만 본인 스스로가 적폐의 장본인이다. 청문회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1964년생인 김 의원은 서울대 법대 83학번으로 1960년생이며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 후보자의 대학 후배다. 다만 윤 후보자가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하는 통에 사법연수원 기수는 김 의원이 18기로 23기인 윤 후보자보다 5기수 선배다.
검찰 조직 특유의 엄격한 위계질서에서 선후배 검사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기도 하는 이른바 ‘라인’을 형성하며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윤 후보자에 대해 ‘잘 안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newspim.com |
한국당이 준비하고 있는 ‘선배 검사 카드’는 김 의원 뿐이 아니다. 지난 4.3 통영고성 보궐선거를 통해 20대 국회에 입성한 정점식 의원 역시 법사위원으로 사보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윤 후보자와 깊은 인연이 있다. 정 의원 역시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윤 후보자의 대학 후배이지만 검사 선배다. 두 사람은 대구에서 초임 검사 시절을 같이 보냈다. 주말에도 늦게까지 일했던 정 의원은 당시 미혼이었던 윤 후보자를 집에 데려가 같이 식사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자를 후배들의 존경을 많이 받았던 ‘통 큰 검사’로 기억했다. 다만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맡기 전까지로 한정했다. 그는 “이후 윤 검사장에 대한 평가는 생략하겠다”며 웃으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정 의원도 역시 현재 ‘윤석열 검찰’로 불리고 있는 검찰 조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과거 검찰은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오명을 벗어던지기 위해 중앙수사부도 해체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의 검찰은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정치화됐다”며 “최근 '윤석열 검찰'이라는 말이 들린다. 지금껏 검찰 조직에다 총장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검찰의 치욕”이라고 일갈했다.
윤 후보자를 잘 알고 있는 정 의원의 법사위원 보임은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무관하지 않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미 의사를 타진했고, 정 의원 역시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수는 정 의원의 사보임에 대해 민주당이 조건을 내걸었다는 점이다.
정 의원의 사보임은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의원의 공석을 채우는 형식이다. 다만 민주당은 정 의원 보임의 조건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비교섭단체 1석을 늘리는 것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해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6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kilroy023@new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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