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충청남도지사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내린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현대제철의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제철소 공정 특성상 조업이 중단되는 경우 청구인의 중대한 손해를 예방해야 할 필요성이 긴급하다며 현대제철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사진=현대제철] |
충남지사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인 제2고로를 가동하면서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 블리더밸브(Bleeder Valve)를 개방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30일 현대제철에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고로는 상부로 철광석과 코크스(석탄)를 투입하고 하부로는 고온·고압의 뜨거운 열풍을 불어넣어 쇳물을 만드는 용광로를 말한다. 블리더밸브는 이상공정 발생 시 개방해 가스를 고로 밖으로 방출시키는 밸브를 말한다.
현대제철은 △고로의 점검·정비 시 블리더 밸브를 개방하는 것은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방지하지 위함이고 △고로의 보수·점검을 위해 고로에 원료와 열풍 공급을 중지하는 휴풍작업 시 블리더 밸브를 개방하는 것은 국내외 제철소에서 사용되는 보편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제철은 '현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상용화된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난 달 7일 중앙행심위에 조업정지 처분 취소심판과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중앙행심위는 △휴풍작업 시 블리더밸브를 개방하는 것이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는 점 △현재로서는 휴풍작업 시 블리더밸브를 개방해 고로 내의 가스를 방출하는 방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상용화 기술의 존재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또, 블리더밸브를 개방해 고로 내의 가스를 방출하는 경우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가동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는 점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 고로가 손상돼 장기간 조업을 할 수 없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중앙행심위는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법상 집행정지요건을 갖췄다고 보고 청구인측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허재우 국민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현대제철이 청구한 조업정지처분 취소심판과 관련해 현장확인, 양 당사자 및 관계기관 구술청취 등 충분한 조사과정을 거쳐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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