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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는 24일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재협의 요청에도 묵묵부답

기사등록 : 2019-07-1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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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 12일 브리핑
한일 무역분쟁 첫 실무협의..."입장 차이 여전"
日 "韓,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 도입 안돼"
韓 "일본 측 요청 없었다...협의는 우리가 요청"

[서울=뉴스핌] 정성훈 이고은 기자 = 일본이 오는 24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입 통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과 관련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각의 결정 후 공포, 21일 경과한 뒤에 곧바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하순부터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지정국가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일본 측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외교적 논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의견 수렴 마감시한인 24일 이전에 수출통제 당국자 간 회의를 개최하자고 일본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24일 이전 회의 개최 요청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의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 제기 관련 브리핑을 열고 반박하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alwaysame@newspim.com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일 양자실무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양국간 입장차는 아직 여전히 있지만, 일본 측에서 명쾌하게 제시하지 않았던 사안들에 대해 충분히 질문을 했고 우리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도 상당부분 했다"고 밝혔다.

이 정책관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일본 측은 수출통제 강화 조치의 취지에 대해 국제통제 체제 이행을 위해 한국에 개선 요청을 해왔지만,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Catch-All) 규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 최근 3년간 양자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캐치올 규제란 수출 금지 품목이 아니더라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 수출당국이 외국으로의 해당 물자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그동안 캐치올 의제에 대한 일본 측 요청이 없었고 한국의 캐치올 규제는 일본 측 주장과 달리 방산물자 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무기에 대해서도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3월 이후 양자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 그동안 양자협의가 없었다는 일본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 4일부터 발효된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에 대해 자국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본은 수출통제체제의 규제 대상으로 공급국으로서의 책임에 따른 적절한 수출관리의 필요성에 따라 규제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한국 측의 짧은 납기 요청에 따른 수출관리가 미흡하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 수출과 관련한 부적절한 사안 등이 발생하고 있어 유사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측은 부적절한 사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정책관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례에 대해 '일정 부분 우려를 갖고 있다'는 언급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맞다, 틀리다고는 얘기하지 않았고 북한을 비롯한 제3국 반출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일본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오른쪽),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왼쪽)이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한일 전략물자 수출 통제 과장급 실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2019.07.12 kilroy023@newspim.com

정부는 일본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 사유가 매우 추상적이며 사전합의 없이 사흘 만에 이뤄져 정당하지 않다고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또 일본 측이 문제 삼은 짧은 납기 문제도 수출기업과 수입기업 간에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일본 측은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대해 국제통제체제에 따른 관점에서 일본이 개별적으로 심사해 일본으로부터 수출하는 내용을 적절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지, 수출금지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순수한 민간용도라면 무역 제한의 대상이 아니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허가될 수 있다는 뉘앙스도 보였다.

이 정책관은 "일본 측에 포괄 허가에서 개별 허가로의 변경이 충분한 고지 없이 이뤄졌고 통상 90일에 이르는 심사 기간에 대해 기업들이 우려하는 등 심사 시간이 불확실하면 제도 운용의 투명성에 문제 소지가 있는 만큼 심사 기간을 단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자협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6시간 가량 이뤄졌다. 우리 측에서는 산업부 무역안보과장, 동북아통상과장이 참석했다.

또 일본 측에서는 경제산업성 무역관리과장,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이 참석했다.

한편 한일 실무협상팀이 회의를 진행한 장소에 대한 논란도 거세다. 각국 정부를 대표해 무역분쟁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공식 회의장이 아닌 허름한 사무실에서 양국 협상팀이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무시하기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정책관은 "질의할 내용이 많았고 논의 이후 어떤 내용들을 어떻게 언론에 공개할지에 대한 협의도 이뤄졌다"며 "회의장 내에서는 상당히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했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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