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으로 공매에 넘어간 연희동 자택과 관련해 해당 자택의 서류상 소유권자인 전 씨 아내 이순자 씨가 “제3자의 재산을 매각하는 것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11시 이 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제기한 공매처분취소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 씨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재판에서 “판례를 보면 대법원은 ‘납세자가 제3자일 경우 부동산 매각은 무효’라고 판시했다”며 “현재 집행 중인 처분 역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이 대상임에도 제삼자인 원고의 재산을 매각하려고 해 무효이다”고 밝혔다.
또 “원고가 취득한 재산은 몰수추징법에서 규정한 불법 재산이 아니다”라며 “전 전 대통령이 취득한 비자금 및 취득일자는 원고의 부동산 취득 이후에 발생해 논리적으로 연결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고등법원은 압류 처분과 관련해 검찰 측과 협의를 하라고 시간을 준 상태이다”며 “해당 공매 처분이 선행적으로 취소돼야 하는 사안이라 고법과 별도로 신속한 재판을 희망한다”고 재판부에 제안했다.
이 씨 측은 아울러 재판부에 해당 자택의 낙찰자가 누구인지 매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캠코 측은 “이 사건의 처분은 형사소송법상 공무원몰수추징법에 근거했다”며 “당사자가 아니라도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에 해당할 경우 해당 처분은 적법하다”고 맞섰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2019.03.10 yooksa@newspim.com |
재판부는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압류 처분과 본 공매 처분은 긴밀히 연결돼 있어 독자적으로 판단할 준비가 안 됐다”며 “다른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며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씨 측이 주장한 매수인 인적 사항 공개에 대해서는 “이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사실상 요청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최종 결정은 다음 재판 기일에 내리기로 했다.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 대한 압류 처분에 대해 이 씨가 제기한 재판집행 이의신청 심문이 진행 중이다.
고법 재판부는 4월19일 열린 심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 공방이 계속되자 신청인 측의 기부채납 의사 여부를 놓고 양측이 협의하라고 제안하면서 해당 재판을 잠정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원고 측 대리를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이 판결에서 원고가 승소해야 고법 압류 처분 관련해서도 검찰과 협의할 방안이 생기기 때문에 신속한 재판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 재판은 그 사건과는 별도인 소송이고 재판부도 별도의 판결을 내릴 의무가 있는데 오늘 법원의 태도를 보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전 씨는 지난 1997년 4월 내란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으나 같은 해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후 현재까지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전 씨가 확정 선고받은 추징금 2205억 중 내지 않은 1030억원과 체납 세금 약 41억원 등을 환수하기 위해 해당 자택을 공매에 부쳤다. 공매 대상은 토지 4개 필지와 건물 2건 등이며 명의자는 전 씨 부인 이 씨 등이다.
이에 전 씨 측은 당사자가 아닌 부인 명의의 재산을 대상으로 환수 절차에 들어간 처분이 위법하다며 지난 2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해당 처분의 효력 정지를 함께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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