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이성화 기자 = ‘사법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 22일 6개월 만에 보석 석방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재판이 증인 불출석으로 공전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64·11기)·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들의 1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박상언(42·32기) 창원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박 부장판사가 자신의 재판 일정으로 참석할 수 없다는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불발됐다.
검찰은 “박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6일 최초 지정된 증인신문 기일에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해 가능한 기일로 다시 잡은 것”이라며 “재판부 연락이 없었다는 이유로 출석 가능하다고 고지한 날에 본인 재판을 잡은 것이 정당한 불출석 사유인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부장판사는 2회 불출석했는데 증인 소환장이 송달된 시점에 재판부가 연락을 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앞으로 증인 소환장 발송 시 재판부가 직접 증인에게 전화 등 방법으로 출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면 원활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것”이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법관 블랙리스트, 상고법원 입법추진을 위한 청와대 설득방안 문건 등을 작성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7.23 pangbin@newspim.com |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규진(57·사법연수원 18기)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과 이민걸(58·17기)·방창현(46·28기)·심상철(62·12기) 부장판사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부장판사는 통진당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해당 재판부에 검토 자료를 전달한 혐의로,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으로부터 헌재 내부 동향 등을 보고 받아 양 전 대법원장 등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방·심 부장판사는 통진당 소송과 관련해 판결문 작성, 재판부 배당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상급자들의 지시에 따라 전달하고 이행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5·17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임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지시를 받아 세월호 의혹 기사를 게재해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하고 판결문을 수정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앞서 임 부장판사 측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를 주장함에 따라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 수정 검토를 요청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관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는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을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말한다.
재판부는 8월 23일 정식 재판을 열어 검찰의 공소장변경 신청에 대해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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