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북한군 부업선(부업으로 고기를 잡는 배) 돛대(마스트)에는 귀순 의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흰 손수건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북한 선원들은 “귀순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21분께 북한군에 식량을 조달하는 부업선이 동해 NLL을 넘어왔다. 여기에는 3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었는데, 이들 중 일부가 귀순 의사를 묻는 우리 정부 관계자의 질문에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오후 11시 21분께 우리 함정은 동해 NLL을 월선한 북한 소형 목선이 발견됨에 따라 즉각 출동, 선원 3명과 목선을 각각 강원도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사진=합동참모본부] |
이 배는 길이 10m 정도의 북한 소형 목선으로, 배에는 군 부업선으로 추정되는 선명, 배 이름이 표기돼 있었기 때문에 합참 등 관계당국은 이 배가 군 부업선인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또 배에는 다수의 어구와 어창의 오징어가 적재돼 있었다. 군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부업선이 북한군에 식량을 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합참에 따르면 부업선 돛대 끝에는 하얀 수건으로 보이는 천이 매달려 있었다. 해상을 통한 탈북 사례에 비춰봤을 때 하얀 수건은 귀순 의사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북한 선원들 중 1명은 귀순 의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일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합참은 “귀순 의도가 있는지 등은 관계기관 지역합동조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조사 중이라 그들의 귀순 의사에 대해 (자세히) 말하기는 현재 제한된다”고 말했다.
합참은 관계당국과의 합동조사를 통해 이들의 귀순 의사를 비롯해 월선 당시 우리 쪽 연안을 확인했을 때 남한 어선으로 보이는 불빛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항로를 놓쳤다’고 월선 이유를 설명하는 것 등에 대해 파악 중이다.
또 선원 3명 중 1명이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진행해 이들의 신원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방침이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군복이 주민들의 의복으로도 흔히 활용돼 군복을 입은 사람이 반드시 군인 신분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합참은 “종합적으로 볼 때 (배를) 예인해서 지역합동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해 선원과 배를 강원도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며 “우리 군은 현재 해상에서의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군사 대비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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