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최악의 상황은 피하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화이트리스트 제외라는 국면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대비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양국 외교에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다."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자 재계에서는 예견됐던 일이지만 '혹시나'하는 기대마저 무너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양국 정부가 한시라도 빨리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일본이 내각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알려진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 2019.08.02 alwaysame@newspim.com |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며 "시간이 갈수록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보고 제외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각 기업들은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비해 재고 확보, 대체 공급선 물색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시작되자마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김동섭 SK하이닉스 대외총괄 사장 등은 일본 현지를 방문해 대응책을 모색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부터 소재 등을 공급받는 기업들은 일제히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플랜을 짜고,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 대체재를 확보할 수 있는지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재고가 있어서 당장 생산라인이 멈추거나 할 상황은 아니다며 "대안을 찾고는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원상복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참에 부품 소재 등의 국산화율을 높이자는 주장 역시 일리는 있지만 그것은 중장기적인 대책"이라며 "단기적인 대안으로 일본 이외에 다른 대체재를 찾는 방안이 있지만 이 역시 피해를 줄이는 수준일 뿐 일본이 만약 수출 허가를 내지 않는다면 생산 차질 등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고 우려했다.
기업들이 더 답답한 것은 기업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사태의 경우 양국 외교 문제,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감정 등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다. 때문에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임에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크게 내기 어렵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외교적인 문제로 인한 피해는 기업들이 가장 크게 입는다"며 "그렇다고 국가 안보나 위신 등의 문제가 걸린 사안에 기업들의 이익만 내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양국 정부가 원만하게 문제를 풀기를 바랄 뿐"이라며 답답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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