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기회로 만들자."
재계 1, 2위인 삼성과 SK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각 총수 주재의 비상회의를 가졌다.
[김포공항=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07.12 dlsgur9757@newspim.com |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일 오후 전자 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가졌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그룹에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전자사업 부문의 사장단을 모은 것이다.
자리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총괄하는 △김기남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사장이 참석했다. 전자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사장과 삼성전기 이윤태 사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도 동참했다.
이날 회의는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한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슈가 터진 다음 주말을 지내고 바로 첫 근무일에 회의를 한 것으로 전자 관련 전 사업에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사장단을 소집, 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로 삼고 미래로 한단계 더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다음날인 6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의 사업장을 돌며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평택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시작으로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과, 온양과 천안에 위치한 반도체 개발·조립·검사 사업장, 탕정의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DS부문과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은 일제히 여름 휴가를 미루고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대응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업의 Breakthrough 전략,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SK그룹도 같은날 최태원 회장 주재로 서울 SK T타워에서 16개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해 그룹 '컨트롤타워'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 회의가 열렸다.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는 통상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열리는데, 이번에는 일본 사태의 파장이 커질 우려로 최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하나가 돼 기회로 바꾼 DNA가 있으니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들은 이에 주요 사업에서 예상되는 타격과 대응책을 분석하고, 일본 수출규제가 길어질 경우 생길 수 있는 타격을 점검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시작하면서 영향과 대책을 직접 보고받는 등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의 포럼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를 천천히 잘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일본에 갈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최 회장의 일본 방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석희 CEO와 김동섭 대외협력총괄 사장이 일본을 찾았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