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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꼬리표에 울상 짓는 유통기업들

기사등록 : 2019-08-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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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세븐일레븐·쿠팡, "일본 기업 아닙니다" 선 긋기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우리는 대한민국 기업입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기업'으로 낙인이 찍힌 유통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세븐일레븐·다이소는 '일본 기업'이 아니라고 발 빠르게 대응하며 몸을 한껏 낮춘 모양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여러 계열사가 '일본 기업'으로 지목돼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기업이다.

특히 롯데는 불매운동 목록에 오른 유니클로·무인양품·아사히 등 일본 브랜드를 합작사 형태로 한국에 들여오는데 앞장서 공격의 대상이 됐다.

유니클로는 한국법인 에프알엘(FRL)코리아와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각각 51%, 롯데쇼핑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무인양품 한국 합작법인인 무인코리아도 일본 양품계획이 60%, 롯데상사가 40% 지분을 갖고 있다.

아사히맥주의 공식 수입·판매처인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한국 롯데의 지분구조도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리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19.07%로 1대 주주, 일본 광윤사(5.45%)는 2대 주주로 돼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일본계 기업이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일본 기업 아니냐며 롯데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불매운동의 여파로 유니클로의 매출은 30% 정도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아사히 맥주는 1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일본 기업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리 사업장은 대부분 한국에 있고 직원들도 한국인이 절대적"이라며, "매출도 거의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정치적 이슈로 국적 논란이 제기돼 안타깝다"고 '한국 기업'임을 거듭 강조했다.

롯데의 국내 고용 규모는 13만명인 반면, 일본은 5000명이다. 매출로 따져보더라도 한국은 2017년 기준 96조5000억원, 일본은 4조원가량이다. 또 롯데지주와 롯데쇼핑·롯데칠성 등 주요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1일 전국 세븐일레븐 9700개 가맹점주에게 '우리는 대한민국 기업'이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지문을 배포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세븐일레븐이 '일본 기업'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브랜드"라며, "당사는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대한민국 기업이다. 같은 브랜드를 일본에서도 쓰지만 한국 유통기업으로 롯데지주가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도온라인 상에서 지난달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되며 곤혹을 치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에서 두 차례에 걸쳐 30억 달러(약 3조5688억원)를 투자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비전펀드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의 지분이 48%로 가장 높고 소프트뱅크가 30%를 보유한 글로벌 펀드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 내에서 운영하고 이미 2만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며, "쿠팡의 모든 시설을 설계하고 짓고, 운영하는 것 또한 우리 국민들이다. 쿠팡은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쿠팡은 이 같은 해명에도 '일본 기업'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아 난감해 하고 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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