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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의 팔촌까지 따져" 日 불매운동에 이커머스도 '희비'

기사등록 : 2019-08-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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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티몬·롯데 등 소비자 해지·탈퇴 인증
위메프·11번가·SSG.COM 등 반사이익 볼까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불매운동은 일본 태생의 기업에서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준이 지배구조를 비롯해 지분관계, 대표이사 이력·가족관계 등 보다 정교하게 확장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불매운동 불똥이 튀는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1일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갈 전망”이라며 “최근 대표이사 사돈의 팔촌까지 일본과 관련된 인물이 없는지까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정치·외교 마찰이 있을 때마다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 이번 불매운동으로 최근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커머스의 희비가 엇갈린다.

[자료=리얼미터]

최근 티몬이 새로운 불매운동 기업으로 구분되고 있다. 신현성 의장이 유신 정권 유산으로 세워졌다는 기업 이미지 때문이다. 물론 이 사실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다만 불매 이슈가 나올 때마다 재조명 되고 있다.

신 대표의 조부(朝父)는 신직수 씨로 박정희 대통령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장을 맡았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키워낸 인물로 지목됐다. 특히 1964년 검찰총장이던 신 씨가 '인혁당 사건' 수사 및 재판의 최고책임자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혁당 사건은 사법 살인 사건으로 불리기도 한다. 1974년4월 군사독재에 맞선 대학생들을 당시 중앙정보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명을 구속기소했으며 법원은 이중 8명에게 사형, 15명에게 무기징역 및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한 사건이다. 사형은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지 20여 시간 만에 집행됐다.

쿠팡은 국내에서 설립해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따지고 있다. 쿠팡 모회사 쿠팡LLC의 최대주주가 재일교포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다. 이 회사로부터 약 30억달러(약 3조5460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김범석 대표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 시민권자로 온라인상에선 쿠팡을 ‘일본 자금으로 만들어진 미국회사’라 칭하고 있다.

쿠팡을 탈퇴하거나 이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인지 최근 쿠팡의 순방문자수가 크게 줄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쿠팡의 PC·모바일 통합 순방문자수는 840만4115명을 기록해 전주보다 13.9% 하락했다. 최근 10주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티몬과 쿠팡의 경쟁사인 위메프와 11번가는 순방문자수가 증가했다. 지난달 3주차 위메프는 순방문자 수 659만1593명으로 3.5% 증가했고, 11번가도 순방문자 수가 990만4858명으로 2.7% 늘었다.

롯데 역시 한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는 입장을 강조하지만, 롯데는 일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일본과 합작 형태의 사업이 많은데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대주주라는 점이 정치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인이다.

롯데는 한국에선 화학과 매각한 금융 부문을 제외하고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등의 계열사에서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외 지알에스, 제이티비, 후지필름 등 비상장 계열사 97곳에서도 상당부분 유통업을 하고 있다.

롯데는 다수의 회사를 일본기업과 합작투자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일본 합작사를 통해 매년 수백 억원에 달하는 로열티, 배당금 등이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다. 지분구조도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상당 부분이 일본 롯데홀딩스 보유다. 일본롯데홀딩스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지만 또 일본롯데홀딩스의 대주주는 광윤사외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자료=카페 캡쳐]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과 지분관계가 있는 회사들의 경우 대일본 수출을 많이 하는 회사가 있을 수도 있고 무조건 돈(로열티·배당금)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간다고 볼 것만은 아니다”라며 “흘러들어가는 돈 이상으로 우리가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가 많을 수 있어 지분관계 등을 보고 무조건적 불매운동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 역시 무분별한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로열티는 아니지만 배당금이 지급되거나 100% 한국기업은 아니더라도 일자리 창출 등 해당 기업이 국내에 기여하는 많은 부분이 많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제품 정보와 대체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노노재팬’에 글을 게시한 누리꾼은 “국내 회사와 직원들에게 부디 큰 타격없길”이라며 “직접적인 일본산 제품이나 일본여행, 가전·의류 등 등 큰 그림들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불매운동으로 일본기업 이슈가 없는 위메프, SSG.COM 등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쿠팡, 티몬 등 사용자들의 해지, 탈퇴 인증이 줄을 잇고 있다.

 

jun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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