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러시아가 2000년대 초반 개발한 최신형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비슷한 궤적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직접 북한에 기술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지난 5월 처음 공개한 후 단 3차례 시험비행 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이스칸데르 SS-26의 경우 러시아가 1990년대 개발을 시작해 실전 투입까지 약 15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속도다.
사진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 강원도 원산일대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최근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모두 시험 횟수에 비해 상당한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자체 역설계가 아닌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러 박사는 이번 미사일 뿐 아니라 최근 공개된 신형 무기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직접적인 기술 유입을 의심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개발 성공까지 최소 10회 이상의 비행 실험을 했지만,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등 최신 무기 체계 비행 실험이 모두 10회 미만이었고, 이는 미사일 개발 사상 유례가 없는 통계라는 분석이다.
조너선 맥도웰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박사는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은 미국 학계에서도 논쟁적인 상황"이라면서도 "러시아가 1957년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기 전까지 서방국들이 인공위성 역량을 오판했던 사례도 있어 북한의 자체 개발 역량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토머스 카라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국장도 "북한은 2000년대부터 다양한 미사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며 "외부로부터 상당 수준의 직접적인 기술 제휴 없이 자체 역량 만으로 개발에 성공했을 것으로 상상하기 어렵다"고 제기했다.
이를 넘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최근의 신형 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이 러시아로부터 왔다는 정황 증거는 여러 차례 포착됐었다"고 말했다. 다만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러 사이에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의 기술 제휴가 이뤄졌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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