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은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심성훈 행장의 '연임 불가'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거듭되는 증자 실패로 인해 은행이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전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신임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임추위는 최승남 선임 사외이사를 비롯해 성낙일·이헌철·홍종팔·최용현 사외이사 등 5인으로 구성됐다.
임추위는 향후 한 달간의 회의를 거쳐 심 행장을 포함한 차기 행장 후보군 롱리스트 중 자격요건과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숏리스트를 추릴 방침이다. 이후 최종 1인의 후보자를 뽑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가 이를 의결할 경우 다음 달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은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케이뱅크 초대 행장을 맡아온 심 행장의 임기는 다음 달 23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기 행장에 대한 윤곽은 다음 달 초중순이 유력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9월 중순 예정된 주주총회 전에 임추위가 차기 행장에 대한 결론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며 "심사는 자격심사, 1차 인터뷰, 심층면접 등으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선 심 행장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기류가 강하다. 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계속되는 증자 실패로 대출 취급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리 표류하고 있는데 따른 책임론 때문이다.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며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에 비해 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심 행장의 경영능력 평가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여지가 많다.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100만명 수준으로 최근 1000만명을 돌파한 카카오뱅크의 10분에 1 수준에 그치고 있고 총 자산 역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연임은 힘들거라고 본다"며 "대형 ICT(정보통신)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을 위해 KT출신의 심 행장을 선임했지만 2년여가 지났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 행장을 둘러싼 법적 리스크도 부담 요인이다. KT가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검찰이 얼마 전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심 행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물론 일각에선 연임 가능성을 두는 이들도 있다. 케이뱅크가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본확충 계획이 이른 시일내에 원만히 이뤄질 경우 연임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현재 우리은행, DGB캐피탈 등 기존 주주사 및 DGB금융 등 신규 주주 영입을 통해 대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한 기업에게도 참여 여부를 타진하는 등 자본확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선 케이뱅크의 대규모 자본 확충이 어려울 것이란 중론이다.
매분기 2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케이뱅크가 흑자기조로 전환하기 위해선 최소 8000~9000억원 이상의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거론되는 DGB금융이나, 우리은행 등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나설 지 미지수다. 자칫 막대한 투자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출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며 케이뱅크는 성장을 멈춘 상황"며 "자본확충에 대한 획기적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심 행장이 연임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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