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를 나타내는 수익률 커브가 2007년 이후 가장 강력한 경기침체 경고를 보냈다.
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시장의 기대만큼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7일 미국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41.23bp(1bp=0.01%포인트) 웃돌아 2007년 3월 가장 큰 폭으로 수익률이 역전됐다.
이처럼 단기물 수익률이 장기물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률 커브 역전이 나타나면 지난 반 세기 간 대부분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미국 10년물 과 3개월물 국채 간 수익률 격차 [출처=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 |
간밤 뉴욕증시가 장 후반 상승하고 국채 랠리가 주춤하면서 수익률 격차는 약 10bp로 좁아졌지만, 커브 역전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인도, 태국 등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다 독일 산업생산 지표가 악화됐고 오는 10월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를 둘러싼 공포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시타델증권의 미 국채 트레이딩 글로벌 헤드인 마이클 드 파스는 “수익률 커브 역전이 심화되는 것은 대내외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너무 느리게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커브 역전의 원인이며 정책 실수를 저지를 리스크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사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이러한 우려가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연준이 무역 관련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그는 “무역전쟁에서 공격을 주고 받을 때마다 연준이 대응하려 한다면 통화정책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며 “연준은 이미 무역 불확실성에 대비한 보험으로 지난 7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 신호를 확실히 보내지 않는 한 수익률 커브는 역전된 채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금리를 추가로 25bp 인하할 확률은 60% 이상, 50bp 인하할 확률은 약 40%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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