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하락세가 매섭다. 한 임원의 말실수로 확산된 불매운동에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와 일본 유니클로의 패스트리테일링이 공동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요지부동이다.
유니클로가 발빠른 사과문을 발표한 배경에는 한국이 '적게 팔아도 많이 남는' 알짜 시장인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빅데이터와 백화점 등 유통망 결제 기준 유니클로의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채널에선 50%까지 매출이 급감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최근에는 앱 사용자도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가 안드로이드 앱 사용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유니클로 앱의 월간 사용자 수(MAU·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중복되지 않는 이용자 수)는 51만440명으로, 6월 대비 29%가량 감소했다. 일 평균 사용자는 40% 줄어 감소폭이 더욱 컸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유니클로 매장이 임대 간판을 건 채 문이 닫혀 있다. [사진=뉴스핌] |
문제는 견고하게 불매운동이 이뤄지고 있는 한국에서의 매출이 줄어들수록 이익률 하락이 크다는 점이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일본, 중국 다음으로 3위다.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액은 1조3732억원을 기록했다. 패스트리테일링 매출은 원화 기준 21조3006억원(100엔=1000원 기준)을 기록해 전체에서 한국은 6.4%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서의 매출이 30% 감소했다고 가정했을 때 패스트리테일링의 전체 매출은 1.92%, 절반 가량 감소했다면 3.2% 줄게 된다.
단순 매출만 놓고 보면 비중이 그리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수익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17.1%로 일본 본사 11.1%를 크게 앞섰다. 이 수치는 상장된 국내 패션 기업들과 비교해도 높은 편에 속한다. 휠라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5%로 4.6%p 차이를 보인다. 한섬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낮은 7.6%로 유니클로와는 2배 이상 격차를 나타냈다.
한국 유니클로의 높은 수익률은 ‘비싼 가격’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 유니클로 제품은 일본에 비해 약 30% 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유니클로] |
한국은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순이익의 11.7%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 2013년 4.7% 수준이었던 순이익이 5년새 2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에프알엘코리아가 배당을 늘린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되기도 한다.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의 배당금은 947억원으로 약 1000억원에 육박한다. 배당성향은 52.3%로 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한 셈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의 배당성향이 29%인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유니클로는 패스트리테일링 전체에서 3위를 차지한다"며 "단일로 접근하면 결코 적지 않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유니클로의 매출은 단일 패션 브랜드 중 탑"이라며 "국내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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