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공정거래법 위반 사업자에게 제한된 공정거래 내부준법 장치인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 신청이 가능해진다. 법위반 이력과 관계없이 스스로 자율준수에 나설 수 있는 ‘CP 활성화’ 무대를 열어주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CP 도입 요건 개정, 법위반 이력 사업자의 CP 등급평가 신청 제한 삭제 등을 담은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 및 유인 부여 등에 관한 규정(예규)’ 개정안을 마련, 9월 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CP란 기업들이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정·운영하는 교육, 감독 등 내부준법시스템을 말한다. CP 도입 및 등급평가 신청은 기업의 자율사항이다.
공정위는 모범적 CP 기업에 대해서만 등급평가에 따라 제재를 낮춰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형식적 요건으로 실질적 효과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또 법위반 기업에 대한 신청을 차단하면서 CP 신청기업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뉴스핌 DB] |
법위반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위해서는 CP 활성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의 자율준수에 대한 의지와 방침 천명, CP의 운영을 담당하는 자율준수관리자 임명, 내부감독체계 구축, 문서관리체계 구축 등 현행 CP 도입 요건이 손질됐다.
예컨대 ‘문서관리체계 구축’ 요건의 경우는 CP 도입 기업의 운영실무에 관한 사항인 만큼, CP 도입요건 규정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CP 기준·절차 마련 및 시행, CP의 효과성 평가와 개선조치 요건을 새롭게 규정하되, 문서관리체계 구축 요건은 삭제했다.
아울러 공정거래관련 법규 위반 가능성 높은 분야의 임직원에게 실시하는 자율준수 교육 실시 요건도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으로 확대하도록 수정했다.
특히 법위반 이력 사업자의 등급평가신청 제한도 삭제했다.
현행 CP 운영규정은 최근 2년간 공정거래관련 법위반 이력이 있는 사업자의 경우 CP 등급평가 신청이 제한된다.
공정위 측은 “법위반 기업의 신청을 차단해 인센티브 악용 가능성을 낮춘 면도 있으나, 신청 제한 이후(2013년) 등급평가 신청 기업 수가 지속 감소했다”며 “오히려 법위반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필요성 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등급평가신청 제한을 삭제하는 대신 법위반 이력은 등급평가 때 반영된다. 법위반 이력이 없는 기업과 차등을 두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면 최근 2년간 과징금 부과 받았던 기업이 CP등급평가 결과 AAA(최우수)에 해당할 경우 최종 등급은 1단계 하향한 AA(우수)로 조정(고발은 2단계 하향)된다.
현행 3단계 등급평가 절차도 2단계로 개편했다. 현행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심층면접평가, 3단계 현장방문평가가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현장평가로 바뀐다.
AAA, AA, A, BBB, BB, B, C, D의 8등급 체계도 AAA, AA, A, B, C, D의 6등급 평가등급으로 개정했다.
즉, 신청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BBB이하 5등급을 B, C, D 3등급으로 축소한 경우다. A이상 등급별 점수 및 체계는 유지된다.
이 밖에 CP 등급평가 AAA(최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공표명령 면제’를 주도록 신설했다. 2년 이상 연속 등급평가결과가 AA(우수) 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직권조사 1년~2년 면제를 포함해 공표명령 면제, 포상이 이뤄진다.
이동원 공정위 경쟁정책과장은 “이번 개정안은 그간 CP 제도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 등을 보완하고 CP 도입 및 등급평가를 비롯한 CP 제도 전반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며 “기업의 CP 도입·운영이 보다 실질화되고, CP 운영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신설로 CP 도입·운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거치는 등 관련 개정안을 최종 확정·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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