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눈이 재차 배당주에 쏠리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중간배당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금리 인하 기조까지 맞물리며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10억원 이상, 2주 이상 운용된 배당주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4.1%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 -5.06%는 물론 코스닥(-12.67%), 일반주 펀드(-6.43%), 중소형주 펀드(-6.96%)보다 낮은 손실률이다.
주요 상품들이 이처럼 마이너스 수익을 거둔 것은 7월 중순 이후 국내증시가 대규모 조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7월 23일까지만 해도 2100포인트를 상회하던 코스피는 이후 11거래일 중 10거래일 동안 하락세가 이어지며 1900선 초반까지 밀려났다. 지난 5일과 6일에는 이틀간 8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장중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배당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하다. 7월 한 달간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1811억원이 빠져나갔음에도 배당주 펀드는 오히려 79억원이 순유입됐다.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인덱스 펀드를 제외하고 7월 이후 순유입 상태를 유지하는 펀드는 배당주 펀드가 유일하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하락 국면에서 고배당수익률 종목군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에 확정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보수적인 전략과 국내외 금리 하락 추세를 반영한 글로벌 배당주 급등 현상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상품별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셀렉트배당자 1(주식)A’가 연초 이후 7.97%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배당자(주식)(C)’(3.74%)와 ‘한국밸률10년투자배당자(주식)종류A’(3.6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4차산업과배당(주식)종류C-P’(2.08%)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금규모로는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플러스(주식)ClassF’가 올해 562억원이 들어와 순유입 1위를 달성했다. KB자산운용의 ‘KB액티브배당자(주식)A Class’가 297억원으로 2위,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배당주장기 1[주식](C1)’이 162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사실 배당주는 연말 배당시즌에 대비해 9월 이후가 투자 적기라는 통념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간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주가 하락 및 금리 인하 전망으로 차라리 배당 수익을 노리자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며 최근 배당주 및 관련 펀드의 수요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해외 고배당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까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다.
자산운용사 한 PB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고배당을 목표로 한 배당주 관련 상품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배당주 펀드 외에 정기적으로 배당금이 지급되는 리츠, 국내외 산업기반에 투자하는 인프라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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