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일본 불매운동이 유례없는 장기전으로 가면서 유니클로 매장이 연이어 문을닫고 있다. 한국 유니클로 운영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주가는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신성통상’의 ‘탑텐’은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85%가량 상승하며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9일 롯데쇼핑의 주가는 1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불매운동 시작 전 주가(16만5500원)와 비교하면 약 24% 급락한 상태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나타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했다. 매출액도 4조4565억원으로 1.0%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76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최근 3개월 롯데쇼핑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의 주가는 지난 12일 11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지면서, 하반기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일본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유니클로와 연관돼있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회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 49%를 롯데쇼핑이, 패스트리테일링(일본)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불매운동 여파로 유니클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마트 월계점에 입정한 유니클로는 내달 15일 문을 닫는다. 종로점과 구로점에 이어 세 번째 폐점이다.
회사 측은 “일본 불매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하락을 폐점의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매출이 일본의 수출 규제 직전인 6월 마지막 주보다 카드 결제 매출액 기준으로 70%나 급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유니클로 불매 운동으로 인한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이 과도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장기화 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불매운동 본격 시작 시점이 7월부터임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한 영향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유니클로 운영 주체인 에프알코리아가 지분법 자회사(지분율 49%)임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며 세전이익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 연구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는 이러한 우려를 단기에 급하게 반영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거진 반일 감정으로 인해 3분기 관계기업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현재 주가는 올해 연간 예상 주가순자산배율(PBR) 0.31배에 불과해 현수준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가 반등을 위한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인 상황이다”고 전했다.
최근 3개월 신성통상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한편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성통상의 ‘탑텐’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이날 신성통상의 주가는 20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니클로 대체 토종 브랜드로 ‘탑텐’이 떠오르면서, 지난 7월 초(1100원)보다 85%가량 급등했다. 지난 5일 296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탑텐은 매출액 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성장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매출이 20%가량 뛰었다.
또 탑텐이 광복절을 기념해 교외형 매장 두 곳을 동시에 열었으며, 오픈 당일 두 매장에서 각각 1억3000만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신성통상은 올해 탑텐 매출액이 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겨울까지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유니클로의 전속 모델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배우 이나영을 전속 모델로 발탁했다. 앞서 유니클로는 이나영을 앞세워 ‘히트텍’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쳤었고, 전 연령대의 고객층에서 유행을 이끌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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