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주요 은행주들이 주요국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원금손실 우려로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문제가 된 상품을 판매한 은행을 상대로 대대적 검사를 예고하며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날보다 0.62% 내린 3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금융지주는 전날과 종가인 1만1600원을 유지했다.
두 은행은 최근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을 가장 많이 판 곳이다.
주요 은행주들은 최근 한 달 사이 10% 이상(전날 종가 기준) 떨어졌다. 같은 기간 6.4% 내린 코스피보다 낙폭이 크다.
우리금융지주가 15.94% 내려 가장 하락폭이 컸다. KB금융(-13.41%), 신한지주(-11.57%), 기업은행(-11.23%), 하나금융지주(-10.97%) 등도 내림세다.
손실구간에 들어간 DLS, DLF 불완전판매 논란이 은행주를 끌어내렸다. DLS는 금리, 원자재, 신용사건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당 기초자산의 가격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한 방법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DLS를 편입한 펀드를 DLF라고 한다.
DLS, DLF는 영국 파운드화·미국 달러화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다. 만기 때 금리가 가입 당시 기준보다 높으면 최대 5% 수익을 볼 수 있지만, 금리가 기준선 밑으로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두 상품의 발행잔액 8224억원 중 대부분이 우리은행(4012억원)과 하나은행(3876억원)에서 판매됐다. 상품을 구매한 개인 투자자는 3461명으로 전체 투자자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90% 이상이다.
올해 들어 영국 7년 CMS, 미국 5년 CMS, 독일 국채 10년 금리가 연초 대비 각각 73bp(1bp=0.01%포인트), 120bp, 93bp 하락하면서 대부분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금감원은 손실 우려가 제기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전반적인 판매 과정에 대한 합동검사와 함께 불완전판매에 대한 분쟁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분조위 결과에 따라 향후 배상 논란까지 잔존해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상 결정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DLS·DLF 손실 이슈가 은행주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워낙 큰 이슈로 불거져 거래건별로 전수조사 및 일부 배상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은행 내부통제시스템 관련 기관조치와 더불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불완전판매에 따라 일부 배상비율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이슈가 이미 주가에 방영돼 앞으로 은행주가 단기적 반등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쟁조정위원회 결과에 따라 은행 손실 여부가 결정될텐데, 손해배상 조정 권고가 있다 하더라도 배상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 판매된 상품은 사모형 상품이기 때문에 과거 고위험 상품 원금손실 손해배상이 있었던 파워인컴펀드(20~40% 배상)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은행주 투자심리 위축 현상은 지나친 수준"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를 야기했던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해소됐고, 유럽 금리 연계형 DLS 손실 이슈도 투자심리에 반영돼 기술적 측면에서 단기 반등 국면을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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