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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 탈중국 베트남행 기업들 방황

기사등록 : 2019-08-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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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주고받는 관세 포화를 피해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옮기면서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상 제조업체들은 중국이라는 이미 집약적으로 완성된 생산거점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베트남은 아직 ‘세계의 공장’ 지위에 오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한 화기 제조업체의 공장에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 대(對)미 수출용 제품 박스들. 2019.06.01.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중국과 베트남의 생산 여건을 비교하며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탈출하고 싶어도 대체 지역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발과 의류 등 첨단기술이 필요치 않은 제조업은 이미 베트남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스마트폰과 전자기기, 전자제품 등을 만들기 위한 공급망은 이미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미국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확인이 어렵고 자본집약적 기계 설비를 찾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생산 환경에 있어 중국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15년은 앞서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이미 여러 곳에서 형성된 산업지구를 베트남 등에서 하루 아침에 만들기는 쉽지 않다. 베트남은 도로와 항구 등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베트남 인구는 1억명으로 13억 중국 인구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몰려들면서 이미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인도는 인구 수에 있어서만큼은 중국에 대적할 만 하지만 인력의 기술 수준이 떨어지고 정부 규제가 중국에 비해 엄격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제조업체들은 고육지책으로 일부 생산시설은 중국에 남겨두고 나머지를 동남아나 멕시코 등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다. 중국이나 미국 외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은 계속 중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하는 ‘차이나+1’ 전략이다.

수주 물량이 막대한 기업의 경우 중국 공급업체에 생산시설을 중국 외 지역으로 옮겨 달라고 종용하기도 한다고 WSJ는 전했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환경이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년 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생산 모델 덕분에 공급업체들은 지리적으로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게 돼, 생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비용은 더욱 감소하고 효율성은 더욱 개선되는 이점을 누렸다.

하지만 이제 생산 거점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서 비용이 증가하고 출하 시간은 늘어나고 기업들은 여러 국가의 세금과 노동법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싱가포르 소재 전략 컨설팅업체 콘트롤리스크의 지앙러 애널리스트는 “모두들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명확한 답을 주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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