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이학준 기자 =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잇달아 불거진 가운데 조 후보자의 언행에서 최근 당혹스러운 심경이 엿보인다고 심리학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조 후보자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칠 것이라는 공통적인 견해도 내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23일 “최근 조 후보자의 모습을 보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질 줄 몰랐다’는 당혹스러운 심리 상태가 엿보인다”며 “법 전문가인 조 후보자가 현재 불거진 의혹들을 모두 계획하고 실행하진 않았을 것이고, 잘 몰랐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9.08.23 alwaysame@newspim.com |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현 황상민 심리상담소 대표)도 “아마 딸과 관련한 의혹까지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며 “불거진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하는 것 외에 본인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심리가 깔려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창호 심리학 박사 역시 “조 후보자는 지금 굉장히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상황일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 입장에서야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고 밝히는 사람은 정확한 팩트와 증거를 내놔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조 후보자가 연일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 정권에서 갖는 조 후보자의 상징성과 관계 깊다고 풀이했다. 현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안고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조 후보자는 현 정권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현 정권에 대한 책임감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 전 교수도 “현 정권과 같은 명운을 띈 ‘순교자’의 마음가짐으로 청문회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조 후보에게 사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박사는 “여당과 청와대가 사활을 걸고 있으니 자신이 혼자 물러선다고 될 상황이 아니라고 여길 것”이라면서 “청문 보고서가 채택 안 돼도 임명권자가 자신을 임명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선 현 상황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처·자식 명의의 사모펀드를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것은 물론, 가족 모두가 ‘웅동학원’ 관련 직함과 권한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단지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이며 전 가족이 함께 고민하여 내린 결정”이라면서 “저의 진심을 믿어주시고, 지켜봐 달라. 계속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