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애타게 기다리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 발주는 12조원 규모로 올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올해 수주 목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업체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현재 추진 중인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에 투입할 LNG선사 결정을 내년 6월경에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6월 카타르 페트롤리엄의 입찰에 참여하며 연내 정식 계약 체결을 기다려 왔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주 입장에서 발주를 하긴 해야 하는데, 미-중간 무역 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있어 발주를 좀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정상 연내 정식 계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NG 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
카타르의 노스필드 가스전은 현재 연간 생산량을 7700만t에서 1억1000t으로 늘릴 예정인데 이를 수출하기 위해 LNG선 발주를 계획 중이다. 최대 60척에서 향후 100척까지 LNG선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NG선 한 척당 평균 가격이 2000억원대 임을 감안하면 12조~20조원대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카타르 LNG선 발주 물량을 싹쓸이한 경험이 있다. 기술 경쟁력에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앞서 이번에도 발주만 된다면 국내 조선 3사가 물량을 나눠가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올해 초 방한한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도 "한국이 선박 수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있는 만큼 앞으로 LNG선 도입에서 좋은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가 연내 힘들게 되면서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모잠비크(16척 규모)나 러시아의 LNG선 프로젝트, 해양플랜트 수주 등을 통해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7월 말 기준 49.9억달러 를 수주해 올해 목표인 159억달러의 31%를 수주하는데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7척, 초대형원유운반선 7척, 잠수함 3척 등 총 17척 약 30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83.7억 달러의 약 36%를,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42억 달러(29척)를 수주해 목표 78억 달러의 54%를 각각 달성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외에 모잠비크 등 다른 프로젝트들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선주사 입장에서 시장이 부진할수록 발주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는 경향이 있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건들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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