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발생한 부담만큼 세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급여세 인하를 저울질했다는 소식에 이어 또 한 차례 감세 움직임이 포착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전면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물경기 충격을 우려하는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9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WP)는 고위 관리를 인용해 백악관이 중국 관세로 인한 부담만큼 세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보좌관들과 감세 방안 및 효과에 대한 분석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만, 세금 인하 대상과 인하 폭,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 구체적인 내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 실제 강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이와 함께 감세 방안을 확정하더라도 의회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점도 작지 않은 걸림돌로 꼽힌다.
전미납세자연합에 따르면 이미 시행 중인 중국 관세로 트럼프 행정부가 걷어들인 세수는 43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은 내달 1일부터 기존의 관세에서 제외된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 가운데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15%의 관세를 강행하기로 했고, 나머비 수입품에 대해서도 12월15일부터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전날 신발산업협회가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백악관이 저울질하고 있는 감세 방안은 이달 초 릭 스콧(공화,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CNBC와 인터뷰에서 처음 제시됐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산층 가구와 근로자들의 세금 부담을 중국 관세로 재무부가 걷어들이는 세수만큼 축소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건설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장 둔화가 탐탁치 않은 데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입지가 좁아진 상황.
앞서 백악관이 급여세 인하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해법 마련에 절박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급여세 인하를 검토한 것이 사실이지만 당장 이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무역 전면전에도 강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가전과 생필품에 집중된 추가 관세가 시행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미국 가계의 관세 부담이 연간 1000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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