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과 중국이 당초 예고한 대로 1일부터 상대국 수입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서로 부과했다.
미국은 의류·신발 등 3243개 중국 제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발동했으며, 중국도 1700여개 미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미중 무역 축소에 박차 가해질 듯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1일 오전 0시 01분(현지시간) 이후 통관된 중국 제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반도체메모리, TV 등 전자제품 외에 의류와 신발, 시계 등 합계 3243개 품목이 대상이다. 특히 이번에는 실생활에 밀접한 소비재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내 소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금까지 3차에 걸친 관세 부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의 거의 절반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번 추가 관세로 중국 제품에 대한 제재 관세 대상은 70% 가까이까지 확대된다.
중국도 미국과 같은 시간에 즉각 맞불 관세를 발동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연말까지 2회에 걸쳐 미국산 수입품 5078개 품목, 합계 75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날은 그 1차분으로 원유와 대두 등 1717개 품목에 관세를 발동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즉각적으로 보복 관세를 시행함으로써 미중 무역 축소에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2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환영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9월 협상 테이블 마련에도 의문 부호
미국과 중국의 이러한 관세 공방은 쉽게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양측은 9월 중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화를 재개한다고 해도 산업보조금이나 지식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를 놓고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협상 성사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위급 협상을 포함해 의미 있는 수준의 협상 테이블은 마련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오사카(大阪) G20에서 열렸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4차 추가 관세를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7월 말 상하이(上海)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8월 들어 4차 추가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관세 공방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미국은 10월 1일부로 3차까지 발동했던 2500억달러 규모의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를 현행 25%에서 30%로 인상할 방침이다.
중국도 오늘 1차 관세 부과에 이어 오는 12월 15일 나머지 미국산 제품에 대해 2차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 담판을 가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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