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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 '동맹휴학·파업' 일상포기하고 민주화 투쟁 나서

기사등록 : 2019-09-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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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 정부 당국은 청년층 주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여름방학이 끝나면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학생들과 청년들은 개학일인 2일(현지시간) 동맹휴학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섰다. 21개 업종 종사자들도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시민들은 학업과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민주화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홍콩 중문대학에 모인 학생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현지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학기를 맞은 홍콩 중문대학교에서는 주최 측 추산 3만여명의 대학생이 캠퍼스에서 집회를 했다. 중문대학을 비롯한 10개 대학 학생회는 2주간 동맹휴학을 예고한 바 있다.

마스크와 헬멧을 쓴 검은 복장의 학생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계속해서 신념을 지키고 투쟁할 것이다. 총탄이 됐든, 백색테러가 됐든, 전체주의 정권이든 어떤 장애물도 우리의 결심을 끊는데 절대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정부가 송환법 완전 철폐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 홍콩 시위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휴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3일에도 계속 동맹휴학을 이어간다. 

◆ 범시민적 민주화 운동으로 번진 홍콩 시위

이날 비소식에도 불구 홍콩 내 지역 3곳에서 시위 집회가 열렸다. 샤톈구 소재 홍콩 중문대학교를 비롯해 애드미럴티역 타마르공원과 센트럴역 에딘버러 광장이 그 장소다. 

CNN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 청사 인근의 타마르공원에서는 우비와 우산을 쓴 시민들이 '홍콩을 위해 파업하자' '모든 시민들은 3일간 파업에 나서자'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이중에는 가게와 매장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회사원,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았다. 

홍콩 퀸 매리 병원의 한 복도에서 의료진과 관계자들이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2019.09.02. [사진=로이터 뉴스핌]

의료·항공·건축·금융·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은 2, 3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일부는 매장 문을 열고 열차를 운행하는 등 일상생활을 유지했지만 많은 이들이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고등학생들은 개학일에 학교가 아닌 애드미럴티역 타마르공원과 에딘버러 광장 집회로 등교했다. 주로 교복 차림에 수술용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긴급상황시 없어서는 안될 의료 종사자들은 거리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병원 안에서 운동에 참여할 방법을 찾았다. 홍콩섬의 퀸 메리 병원 의료진과 관계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 복도에 일렬로 인간 띠를 형성하며 '홍콩 편에 서겠다'는 문구를 들었다.

◆ 中 관영 언론의 시위 규탄 물결 

홍콩 시민들은 일상도 포기할만큼 적극적으로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한편, 중국 관영 언론들의 보도 내용은 싸늘하다. 같은날 신화통신은 "시위대에 끝이 다가오고 있다"며 "중국 중앙정부의 의지와 능력을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성 기사를 내보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홍콩 매장이 2일 하루동안 휴업한 것에 대해 홍콩 시위와 연관을 지었다. 회사가 구체적인 설명 없이 하루 휴업했다는 이유에서다. 매체는 자라가 홍콩의 '3파 운동'에 동참한 듯하다며 이는 "중국의 홍콩 질서 회복에 대한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입법회 인근 타마르 공원에서 파업 집회에 참석한 한 시위자. 2019.09.02. [사진=로이터 뉴스핌]

'3파 운동'은 파공(罷工·파업), 파과(罷課, 동맹휴학), 파매(罷買, 불매운동)를 뜻한다. 송환법 반대 시민들은 생필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자라 측은 공식 웨이보에 회사가 중국의 '일국양제'를 지지해 왔고 회사는 홍콩 파업에 지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홍콩 시위가 청년 주도에서 범시민적으로 확산되면서 정국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홍콩정부가 긴급법을 가동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혼란을 끝내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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