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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시행후 서울·수도권 일평균 근무시간 13.5분 줄어"

기사등록 : 2019-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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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KT·BC카드에 의뢰…서울 4개 지역 근무시간 등 분석
퇴근 시간 당겨졌으나 출근시간은 업종·지역별 차이
여가·자기계발 관련 업종 이용액 평균 18.3% 증가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서울·수도권 지역 직장인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13.5분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여가·자기계발 관련 업종 이용액이 평균 18.3% 증가해 대부분 지역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KT와 BC카드에 의뢰해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여의도, 판교, 가산디지털단지 등 4개 지역에서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직장인의 근무 시간, 출퇴근 시간 및 여가 활동 업종의 매출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KT 빅데이터 사업지원단에서 휴대폰과 기지국이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신호 정보를 분석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달에 10일 이상 동일 기지국에서 4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연결된 휴대폰 이용자 15만4000명이 조사대상이다. 아울러 BC카드 빅데이터 센터에선 직장인들의 카드 사용 내역을 바탕으로 특정 상권에 위치한 주요 업종 소비자료를 분석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위해 KT 가입자들에게 개인정보 동의를 미리 받았고, KT가 생성해 판매하고 있는 유동 데이터를 관광지 기준으로 특정해 신뢰도 검증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우선 조사한 4개 지역에서 주 52시간제 시행 전후로 직장인 근무시간이 평균 13.5시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 조사는 주 52시간제 시행 전인 2018년 3~5월과 300인 이상 기업 주 52시간제 시행 후인 2019년 3~5월을 비교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주52시간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대기업이 많은 광화문의 근무시간이 39.2분 감소(605분→565.8분)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 금융 업종 대기업이 다수 분포한 여의도와 정보 기술 업종 대기업이 주로 분포한 판교의 경우 각각 9.9분(626.3분→616.4분)과 9.7분(550.3분→540.6분) 감소했다. 

단, 중소기업이 모여있는 가산디지털단지의 경우 주 52시간제 적용 전후로 근무시간이 0.6분 늘긴 했지만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지 않는 중소기업이 다수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전 연령대에서 10분 이상 근무시간이 감소한 가운데, 40대가 15.8분 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30대가 14.1분, 20대는 11.8분, 근무 시간이 가장 짧았던 50대가 10.2분으로 감소폭이 가장 적었다.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20~30대 직장인은 4개 지역 모두에서 근무 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년층의 특성이 반영될 결과라는 게 고용부 분석이다. 

주 52시간제 시행 전인 2018년 5월과 시행 후인 2019년 5월 각각의 출퇴근 시간을 비교 분석한 자료도 있다. 조사에선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기지국에서 가장 먼저(늦게) 신호가 잡힌 시간을 출근(퇴근) 시간대로 간주했다. 

조사 결과 4개 지역 모두 퇴근 시간이 당겨지는 경향을 보였고, 출근 시간은 업종 특성, 주 52시간 시행 여부 등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자료=고용노동부]

우선 광화문, 여의도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출근 시간이 늦어지고 퇴근 시간은 빨라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광화문은 9시 출근 6시 퇴근 유형으로 변화하고, 여의도는 8시 이전 조기 출근이 감소하고 8시~8시59분 사이 출근은 증가했다. 단 출근이 늦어지면서 오후 5시대 퇴근 비율도 3.8%포인트(p) 증가했다.

판교, 가산 디지털 단지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 모두 당겨지는 모습을 보였다. 

주 52시간제 시행전인 2017년 8월~2018년 5월까지 10개월과 시행 후인 2018년 8월~2019년 5월까지 서울지역 여가·문화·자기계발 업종의 이용액을 분석한 BC카드 자료도 흥미롭다.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여가·문화·자기계발 업종의 이용액이 평균 18.3% 증가했으며, 사무실 인근 유흥, 저녁 급식 이용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고용노동부]

지역별로는 직장인들이 많이 근무하는 종로구(-5.3%), 금천구(3.1%), 등은 문화·여가 관련 업종 매출이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했으며, 대부분 지역에서 관련 업종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항공 관련 업체가 많은 강서구는 여행 업종 매출이 232.2%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밀집 지역인 4개 지역의 업종별 이용액 변화의 주요 특성을 살펴보면 스포츠 레저, 학원, 여행 등 업종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스포츠 레저 업종(헬스 클럽·테니스·수영장·볼링장 등)의 소비 증가세가 뚜렷히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이후 직장인의 근무시간 감소 경향과 퇴근 시간이 빨라지는 행동변화가 유의미하게 관찰됐다"며 "근로 시간 감소로 인한 여유 시간을 여가와 자기계발 등을 위해 사용하는 등 생활 유형 변화가 소비 행태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 최대 근무시간을 52시간 이내로 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했다. 내년 1월부턴 50~299인 기업 및 공공기관으로 대상이 확대되고, 2021년 7월부턴 5~49인 사업장도 적용된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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