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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하차' 월가 이란 제재 완화-유가 하락에 힘

기사등록 : 2019-09-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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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란 및 대북 정책의 강경파 아이콘으로 통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이후 국제 유가 향방에 월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투자은행(IB) 업계 애널리스트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진정되면서 원유 공급이 확대되는 한편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8% 떨어지며 배럴당 5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슈퍼 매파로 통하는 볼턴 위원장의 전격적인 경질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반응이다.

그의 하차를 계기로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 원유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란과 핵 협정을 파기한 데 이어 제재를 재개했고, 이 때문에 이란은 원유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뺀 상태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볼턴 보좌관의 하차에 따라 제재 완화와 이란의 우라늄 고농축 중단 등 상황 반전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이란 압박에 대한 경계감을 크게 완화시키는 소식”이라며 “그의 이란 공격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사안으로, 원유시장은 정치권 기류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볼턴 보좌관이 기회가 발생할 때마다 대 이란 공격을 주장했다”며 “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UN 총회에서 회동할 여지가 높아졌고, 이는 유가에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이란이 우랴늄 고농축을 중단할 경우 150억달러의 신용라인을 제공한다는 프랑스의 제안이 이행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 리서치 헤드는 투자 보고서에서 “볼턴 보좌관이 물러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이 이행될 여지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경우 이란은 하루 70만배럴의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감산에 따라 상승 탄력을 받은 유가가 꺾일 가능성을 베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은 이란에 대한 초강경 매파였다”며 “투자자들은 이란과 대화 채널이 열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 역시 수정될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볼턴 보좌관이 미국 석유업체의 베네수엘라 거래 제한 면제를 연장하는 데 강력하게 반대했고, 그의 하차가 상황에 반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다.

유라시아 그룹은 투자 보고서에서 “볼턴의 초강경 정책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교체시키지 못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커다란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며 “온건파로 통하는 엘리엇 아브람스 베네수엘라 담당 미국 특사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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