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이 드론의 피격을 받아 국제 원유 수급에 일시적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이스와 아브카이크에 위치한 사우디 아람코의 핵심 석유시설 2곳이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이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오전 두바이유는 배럴당 58.36달러, 서부텍사스원유는 54.85달러였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다.
이번 드론 피격으로 사우디 전체 산유랑의 절반인 일평균 570만 배럴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5%에 해당한다.
국내 정유사도 사우디산 원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가 수입한 원유의 31.1%가 사우디산이었다.
이에 국내 유가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휘발유 리터당 2000원을 넘는 '오일쇼크'의 발생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장 최근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은 것은 2012년 9월이었다. 당시 두바이유는 배럴당 111.2달러, 서부텍사스원유는 배럴당 89.8달러였다.
피격 이후 상승한 이날 오전 가격과 비교했을 때 35~53달러 가량 높은 가격이다. 추가적인 원유 가격 상승이 발생하지 않는한 국내 유가 급증의 가능성이 높지 않은 이유다.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 또한 갑작스레 발생한 수급 공백을 메우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전략비축유에서 석유를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물량을 방출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출 물량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미국산 원유의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
그 외 사우디가 보유한 해외비축물량, 우리 정부가 보유한 비축물량이 있는 만큼 국제 수급이 안정세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리터당 2000원까지 유가가 상승하려면 400~500원 가량 올라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제 사회에서 비축물량을 적극적으로 풀어 수급 공백을 메우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유가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의 변동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데 2~3주 가량 소요되는 만큼 다음달 초 소폭의 국내 유가 상승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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