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7월 초 20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한달 새 19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19억원7000만원에 거래돼 매맷값이 상승한 뒤 현재 호가가 2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로 주춤했던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부처 간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규제 여부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둘째 주(9일 기준)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0.02%에서 지난주 0.03%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4구 매맷값 상승폭은 지난달 5일 0.05%까지 오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한 같은 달 12일 이후 0.0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규제를 예고한 지 한 달 만에 상승세를 회복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서초구(0.04%)·강남구(0.03%)·송파구(0.03%)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보다 각각 0.01%포인트(P) 올랐다. 강동구도 0.03%로 8월 말(0.02%) 대비 높은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 중심의 준공 20년 초과 노후 아파트는 지난주 0.04% 올라 전주(0.02%)보다 0.02%P 상승폭이 커졌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의 철거공사가 한 창이다. [사진=최상수 사진기자] |
실제 분양가상한제로 직격탄을 맞은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전용 50㎡는 지난달 매맷값 13억4000만원보다 6000만원 오른 14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도 지난달 18억5000만원 대에 손바뀜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최근 호가는 약 1억원 올랐다.
둔촌동 A공인중개업소 김경호 대표는 "최근 분양가상한제가 유야무야된다는 분위기가 있고 일반 아파트가 오르다 보니 추가 분담금을 내더라도 나중에 기대수익은 충분하지 않겠느냐 생각하는 매수자들이 붙고 있다"며 "매수 문의는 늘고 있는 반면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매도자 우위의 시장을 유지하면서 재건축 단지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 상황을 보더라도 '신도시가 서울, 특히 강남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심리가 견고해졌다"며 "재건축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라 매도자가 우위를 점하는 강세가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경제 흐름이 당장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기에는 녹록지 않지만 이낙연 국무총리가 규제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이미 상한제를 예고했기 때문에 시점의 문제일 뿐이지 규제는 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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