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보톡스'라 불리는 보툴리눔 제제의 균주를 두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수년째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20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균주에 대한 조사 결과에 대해 각각 오는 20일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ITC)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ITC가 국내 법원과 달리 양쪽이 자체적으로 검증한 결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양사가 각각 지정한 전문가들이 균주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진술을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하면 균주의 출처를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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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연의 시작…균주 출처 두고 벌어진 전쟁
두 회사는 2016년 말부터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출처를 두고 다투기 시작했다. 대웅제약이 보톡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자,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이 음해라고 맞서왔다.
메디톡스는 2017년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미국과 한국에 소송을 냈고, 올해 1월 말에는 ITC에 대웅제약과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이후 양사는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가 지리하게 이어가는 다툼에서 대웅제약이 최근 승기를 잡았다.
국내와 ITC에서 진행중인 두 소송에서 나보타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대웅제약 나보타는 포자감정시험에서 포자를 형성했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균주인 '홀A하이퍼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서 자연 상태에서는 발견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대웅제약 나보타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면서 메디톡신과는 다른 균주임을 입증한 것이다.
◆ 대웅제약 승기 굳힐까…메디톡스 "ITC 최종 결정이 진실 가릴 것"
대웅제약이 유리한 위치를 점한 가운데 메디톡스는 ITC의 최종 판결만이 진실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신과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며 "근거 없는 음해로 일관한 메디톡스에 무고 등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포자감정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메디톡스는 "포자감정 결과에 대한 대웅제약의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한 편협한 해석에 불과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오는 20일 ITC에 제출되는 양사의 균주조사 결과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양사가 오는 20일 보고서를 제출하면 내년 재판, 예비 판정을 거쳐 2020년 10월 경 최종 판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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