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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러시아 채권이 신흥국 중 가성비 최고라는 평가와 함께 주목 받고 있다. 동일 등급 국가대비 채권금리가 높은데다, 앞으로 금리인하를 지속하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 4연속 금리인하 예고, 내년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
지난 6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7.25%에서 7.00%로 인하했다. 올해 6월과 7월에 이어 3연속 낮췄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속에서 러시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년간 8.95%에서 7.00%까지 하락(가격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까지 러시아가 4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한 내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면서 러시아채권에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월 금리결정을 앞두고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소득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에 적절한 통화정책을 펴라"며 중앙은행을 압박했다. 러시아 통화정책 중기 가이드라인도 기존보다 완화적으로 수정되면서 2020년까지 금리인하를 지속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물가상승률과 성장률 둔화도 금리인하에 힘을 싣는다. 8월 러시아 인플레이션은 4.3%로 3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0.6%와 0.9%로 저조한 모습이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안정기조를 지속하면서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러시아 국채금리 역시 추가 금리인하를 선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 경제제재에도 금융안정 확대…신흥국 중 투자 가성비 최고
미국과 유럽연합이 2014년부터 러시아 경제제재를 시작하면서, 러시아 신용등급은 하락하고 GDP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제재 영향으로 대(對)러시아 투자도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성장률도 0%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주요 기관들은 향후 러시아가 재정지출과 인프라투자를 확대하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러시아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2월 무디스가 러시아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에서 투자등급인 'Baa3'로 상향한 뒤 다시 신용등급을 높인 것이다. 피치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가 지속될 수 있으나, 러시아는 경제 안정성을 높일 만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간 경제제재가 지속하면서 러시아 스스로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주요 러시아 금융기관과 기업을 제재하긴 했으나, 지방은행까지 제재를 확대하지는 않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방은행을 통한 러시아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오는 2024년까지 인프라, 복지, 재정지출을 확대한하는 '러시아프로젝트 2024' 기대감도 커졌다"고 밝혔다.
9월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력 파트너십 파기를 잠정 중단할 것이란 소식이 나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국은 최근 서로 억류하고 있는 포로 35명을 맞교환 하기도 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한 뒤 양국 관계는 빠르게 악화됐었다.
달러/루블 환율은 64루블 수준으로 지난 1년간 루블화는 6%넘게 절상했다. 김성수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CDS프리미엄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외환보유고가 확대되면서 러시아 루블화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러시아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특히 러시아채권은 주요국 대비 금리가 높은 편이어서, 당장 받을 수 있는 캐리(이자) 수익도 높은데다 금리하락(가격상승) 여력이 더욱 크다. 러시아와 같은 등급에 있는 루마니아(4.2%) 헝가리(2.2%) 인도(6.7%) 등 국가 10년물 국채금리는 러시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현금흐름이 양호한 상황이어서 제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채권 강세기반이 유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금리인하 여력이 큰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시아 채권 매입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