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전국 돼지농장의 5분의1이 밀집된 충남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방역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중점관리지역으로 구분하고 있는 경기도와 강원도 및 인천지역을 넘어 질병이 확산하게 되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포=뉴스핌] 이한결 기자 = 24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온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김포는 파주와 연천에 이어 세 번째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온 지역이고 한강 이남 지역 중에서는 첫 번째다. 2019.09.24 alwaysame@newspim.com |
◆ 충남은 전국 돼지 20% 사육…이 중 24%가 홍성군 소재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충청남도에 따르면 이날 홍성군 소재 도축장에서 ASF 의심축 신고가 접수됐다. 도축 대기 중인 계류장에서 비육돈 19마리가 폐사하는 등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기르고 있는 충청남도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남도는 국내 사육 돼지(1131만여마리)의 20%(230만여마리)가 집중돼 있는 '양돈 1번가'이다
특히 폐사한 돼지가 출하된 홍성군은 충남에서도 가장 많은 돼지 농가가 위치한 곳이다. 324개 농가에서 58만5000여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으며 규모로는 충남도 전체의 24%, 전국 5% 수준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도축장과 함께 해당 출하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이동통제,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 중이다. 정밀검사는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며, 양성으로 확인될 경우 살처분 등 방역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돼지를 출하한 농장에서는 임상증상이 없었다고 한다"며 "운송 과정에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빨리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결과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 차량이동 많은 '도축장'서 발생…농식품부, 전국에 "도축 중지"명령
문제는 이번 의심 신고가 충남 지역 전역에서 온 돼지가 거쳐가는 도축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도축된 돼지는 재가공 과정을 거쳐 타 지역으로도 공급되기 때문에 운반 차량을 통해 ASF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돼지열병 전문가인 정현규 한수양돈연구소 대표는 "바이러스는 혈액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피가 많은 도축장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도 많이 드나들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도축장까지 번지면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임상 증상을 보인 돼지는 전날(28일) 낮에 도축장으로 운송됐다. 통상적으로 도축장에서는 비육돈의 상태를 점검한 후 이상이 없으면 오전 중에 도축을 진행하는데 임상 증상이 발견되면서 해당 도축장은 외부로의 이동이 차단된 상태다.
농식품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의심 신고가 접수된 해당 도축장을 포함해 전국 71개 도축장을 대상으로 도축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밀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전국의 도축장은 작업이 중단되고 차량 이동도 제한된다.
한편 현재까지 ASF가 확진된 농가는 총 9곳이다. 지자체별로 보면 파주시가 2곳, 연천군 1곳, 김포시 1곳이며 강화군이 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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