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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위기 옛말, 유로존 '서브 제로' 그리스도 합류

기사등록 :2019-10-10 07:01

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2011~2012년 극심한 부채 위기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유로존의 주변국 그리스가 이른바 ‘서브 제로’ 수익률에 단기물 국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8월 그리스가 약 8년만에 구제금융을 졸업하고 올해 1월 채권시장에 복귀했지만 이번 결과는 예상밖이라는 평가다.

그리스 국기 [사진=블룸버그]

아울러 독일을 필두로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전반으로 번지는 채권 수익률 하락에 투자자들이 막다른 곳까지 내몰리는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해석이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리스는 4억8750만유로(5억3531만달러) 규모의 3개월물 국채를 마이너스 0.02%의 수익률에 발행했다.

앞서 8월7일 단기물 채권을 0.095%에 발행한 데 이어 유로존 주요국의 ‘서브 제로’ 행렬에 진입한 셈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이 채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그리스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국채를 매각한 것은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존 국채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서브 제로에 거래되고 있고, 독일은 장단기 국채 모두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포르투갈이 7억5000만유로 규모의 15년 만기 국채를 사상 최저치에 해당하는 0.49%에 매각, 앞으로 서브 제로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에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안드레이 쿠즈네초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매크로 경제의 둔화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기조, 여기에 인구 고령화로 인한 채권 투자 수요 확대가 맞물려 수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리스크를 감내하려는 움직임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스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된 결과라는 의견도 나왔다. 위기 당시 마이너스 9%까지 곤두박질쳤던 성장률이 2016년 이후 반전을 이루면서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발행 금리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데 투자자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침체에 빠져들고 있어 경기 한파가 공동통화존 전반으로 확산, 그리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

한편 유로존의 이른바 주변국 가운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이미 서브 제로 클럽에 합류했고, 독일이 30년물 국채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발행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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