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국민연금공단의 부실한 장애심사가 3년간 11만건에 달해 허위나 부정한 방법으로 장애등급을 받았다가 뒤늦게 적발된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에 따르면 의사 2명이 심사·판정하는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를 의사 1명이 단독으로 실시한 경우가 2016년부터 2018까지 3년 동안 11만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장애판정이 정밀한 절차를 거치도록 '장애등급심사규정'을 제정하면서 2011년부터는 장애판정의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2인 이상의 의사가 심사에 참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2인 미만 자문의가 장애등급 심사한 건수 [자료=김명연 의원실] |
하지만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인 미만(1명)의 자문의사가 심사한 비율이 전체 장애심사의 20%를 넘는 등 지난 2016년 10.5%, 2017년 14.8%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장애심사 담당기관이 부실한 장애심사 관행을 방치해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의 부실한 장애심사는 허위·부정 취득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짜 장애인이라는 공익신고를 통해 공단의 재판정을 실시되면서 실제 허위·부정이 밝혀져 등급이 하향되거나 장애인 자격 자체를 박탈당한 사람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무려 1967명에 이르렀다.
특히, 허위·부정 장애인으로 드러난 1967명의 97%인 1907명은 국민연금공단의 재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장애상태 고착 장애인'이었다.
공단은 모든 장애인이 최초 심사를 통해 장애등급(정도)를 판정받은 후 2년마다 재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심각한 중증 장애인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2년 주기의 재심사에서도 제외된다.
주변 사람들의 신고가 없었거나 감사원 등 타 기관이 적발하지 못했다면 평생 재심사도 없이 장애연금과 각종 정부 지원을 부정수급 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허술한 장애심사를 방치하고 허위 장애인을 제때 찾아내지 못해 부정 사례가 속출하는 동안 장애연금은 부당하게 지급됐고, 정부의 장애인 정책은 전반적인 신뢰를 잃게 됐다"며 "연금공단은 허위·부정 장애인을 근절할 대책을 위해 전문인력을 강화하거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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