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의 6000억원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이후 메자닌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유동성 관리 점검에 나섰다.
14일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모 메자닌펀드를 설정한 자산운용사들이 어떻게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며 "메자닌펀드를 정해진 만기일이 없는 개방형 펀드로 팔았다면, 운용사는 펀드 설정액 전체가 동시에 환매 요청이 들어왔을 때에 대한 계획을 짜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다만 "개별 자산운용사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메자닌펀드 설정액이 많은 곳을 위험하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며 "사모 전문운용사 200여개 전체를 검사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펀드는 주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채권(BW) 등을 편입한다. 채권처럼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다가 발행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CB·BW 등을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8일 약 6200억원 규모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중단을 결정했다. 라임운용이 운용 중인 모(母) 펀드 2개에 재간접으로 투자한 펀드들이다.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펀드(플루토 1호)와 코스닥 기업들의 CB, BW를 담은 펀드(테티스 2호)에 투자한 재간접 펀드다. 라임펀드는 대부분 개방형으로 설정돼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 1일에도 라임운용에선 약 274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연기'가 발생했다. 사모채권에 투자한 펀드에서 일부 자산을 현금화하지 못면서다.
금감원은 만기가 정해진 기초자산인 메자닌을 담은 펀드를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 펀드로 판매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봤다. 개방형 펀드 판매와 유동성 관리 실패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방형·폐쇄형 펀드는 투자자와 판매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개념일 뿐, 메자닌펀드를 개방형 판매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며 "개방형 펀드는 언제든 환매 청구가 들어올 수 있으니 그에 따른 유동성 관리 방안을 갖추고 있었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 8월부터 지난 2일까지 라임운용의 상장사 CB 장외거래 적법성,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여부 등을 살피는 검사를 진행했다. 특정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증권사를 통해 기업 CB를 인수해 실제 보유사실을 숨긴 후, 채권금리가 하락해 가격이 오르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방식의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다.
현재 금감원은 라임운용 검사 연장선 상에서 추가로 KB증권에 대한 검사를 진행중이다. KB증권과 라임자산운용의 TRS 거래에 불공정 소지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라임운용과 TRS 거래가 많았던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달 말 종합검사를 나가서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의 라임운용 최종 검사결과 확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검사결과는 내년이 돼야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날 오후 3시 환매를 중단한 '플루토-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 등 모펀드 3개에 대해 설명하고 추후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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