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서초구가 사랑의 교회에 도로 지하 공간을 예배당 부지로 점용할 수 있도록 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황일근 전 서초구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처분 취소를 명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sunjay@newspim.com |
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서초구의 도로점용 허가처분은 취소가 확정됐다. 따라서 서초구는 사랑의 교회 측에 도로 사용을 중지하고 원상회복할 것을 명령해야 한다.
서초구는 2010년 신축 중인 사랑의 교회 건물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서초구 소유 도로 지하 1078㎡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사용하도록 하는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했다.
이후 사랑의 교회 측은 해당 도로 지하를 포함해 신축 교회 건물 지하에 예배당, 교리공부실, 성가대실, 주차장, 창고 등을 설치했다.
이에 황일근 당시 서초구의원 등 서초구 주민 293명은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했고, 서울시는 2012년 6월 서초구에 “2개월 이내에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서초구가 이 요구에 불복하자 황 전 의원 등은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도로점용 허가처분은 주민소송법이 정한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이 아니다”라며 원고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재판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종료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6년 “임대와 유사한 행위로 주민소송 대상이 된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은 “예배당과 같은 구조물의 경우 교회 건물 일부로 영구적·전속적 사용돼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한 이 사건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법 또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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