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가 자동차, 가전 등 고객사와 함께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최정우 회장 취임 뒤, 포스코와 계열사의 사업 체질도 변하는 것이다.
18일 포스코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고객 솔루션 개발의 첨병 역할은 가장 최근에 조직을 정비한 '송도 철강솔루션연구소'에서 맡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송도에 연구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포항에는 강재연구소와 공정엔지니어링연구소가 있고, 광양에는 자동차소재연구소가 있다.
기계·재료·건축·토목 공학 등 80% 이상이 박사급인 연구원들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포스코 송도 철강솔루션연구소에서 자동차, 가전,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제품, 건축, 선박, 기계부품, 파이프라인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사들과 함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올들어 송도 철강솔루션연구소는 성형·성능·구조·접합 등 4개 연구그룹으로 조직을 구성해 고객사와의 솔루션 개발 능력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철강솔루션연구소가 자동차 부품회사인 오스템(Austem)과 이뤄낸 성과는 솔루션 활동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2019 스틸리어워드에서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 = 세계철강협회] |
1990년부터 포스코와 협력관계를 맺어온 오스템은 섀시(Chassis), 바디(Body), 휠(Steel Wheel),시트(Seat) 등 자동차 관련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로, 국내외 사업을 통해 40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차체의 경량화를 위한 노력들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해외에선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자동차 강판의 강성과 경량화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 전체 바디는 물론 각 파트별로의 경량화가 절실한 상황인데, 자동차의 노면 충격을 흡수해 안정적이고 견고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서스펜션(suspension)의 경량화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서스펜션의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어왔는데, 포스코는 오스템과 철강재 기반의 서스펜션 개발 프로젝트를 2016년부터 수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양사는 기가급(Giga Pascal급) 강재가 사용되지 않던 서스펜션 부품에 기가스틸을 적용해 가벼우면서도 기존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 설계 기법을 개발했다.
기가급 강재는 1㎟ 면적의 강재가 100㎏의 하중을 견디는 강한 강재를 의미한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900만t의 자동차 강판은 전 세계 자동차 강판의 10%, 포스코 철강 생산량의 25%에 해당한다. 2025년에는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생산이 1200만t이 된다.
이를 통해 서스펜션 종류별로 14.3~20%의 경량화를 이뤄냈으며, 서스펜션의 강성, 강도 및 피로 성능을 모두 만족하는 철강 솔루션을 확보한 것이다.
오스템은 기가스틸 서스펜션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 중이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솔루션연구소 성형연구그룹 석동윤 책임연구원은 "실제 부품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저희 R&D센터와 오스템의 생산라인을 수십차례 오가며 시제품 제작과 테스트를 수행했다"며 "경쟁력 있는 고객사와 목표한 바를 달성했을 때, 이것이 진정한 솔루션 개발의 보람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제품 개발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또 석 연구원은 "오랜 협력 관계를 통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솔루션 활동이였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서 있어서 모든 과정이 수월했었고, 좋은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금 포스코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사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철강사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의 포스코를 설명하는 가장 적확한 문장"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시민 활동을 확대하는가 하면, 계열사 및 협력사 등을 찾으며 소통 경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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