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부동산시장 집중단속에 나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마포구 아현동을 불시 점검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재건축 단지가 아닌 구축 단지 위주로 이뤄졌다. 최근 자산가들이 정부의 규제로 재건축에 투자하는 대신 자녀들에게 고가 아파트를 불법 증여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포·용산·성동구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국토부와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은 서울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2018.05.09 leehs@newspim.com |
이날 단속은 보안유지가 생명이었다. 점검반은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동행하면서 점검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행선지를 알려주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속을 나갈 장소가 사전에 알려지면 중개업소가 미리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현장 점검을 벌이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에 앞서 지난 7일 대대적인 합동 단속을 예고하며 이미 문을 닫은 중개업소가 상당 수라 공개적인 현장 점검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불법매매 없이 성실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중개업소만 단속 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11명의 합동점검반은 2개조로 나뉘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마포구 아현동 일원 5개 부동산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해 점검했다. 이들은 자격증 및 사무소 등록증 불법 대여, 중개수수료 초과수수 및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여부와 같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사항을 중점 점검했다. 이 결과 3개 사무소에서 모두 6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한 사안이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용적률을 잘못 설명하거나 투기지역 여부, 입지조건을 잘못 설명한 경우다. 계약서에 첨부하는 확인설명서는 최소 3년간 보관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중개업소도 적발됐다. 또 공동중개를 하면서 매수인 측 중개사 서명을 누락한 사례도 있었다.
이번 합동조사는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결과 및 보완방안'에 따른 조치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 32개 기관은 서울 전역에서 정상적인 자금 조달로 보기 어려운 차입금 과다 거래, 현금 위주 거래, 가족 간 대출 의심 거래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부동산 합동 점검은 개포나 잠실과 같은 재개발, 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 재건축 시장 침체로 거래가 중단되며 일부 자산가들이 새 부동산을 구입하는 대신 자녀들에게 불법 증여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이번 합동점검이 재건축 지역이 아닌 대치동과 아현동에서 이뤄진 이유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임대보증금 1억원을 포함해 모두 차입금으로만 조달하거나 소득 출처가 불분명한 미성년자가 예금 6억원 등 자기자금을 통해 11억원 아파트를 구매한 경우 등이 조사 대상이다.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관할 구청이 부동산거래신고법 등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사 결과를 내용에 따라 해당 기관에 즉시 통보해 조치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발된 공인중개사법 위반행위에 대해 등록관청에서 행정처분 및 고발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며 "연말까지 지속적인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점검종료 후 시장상황 및 단속실적 등을 고려해 추가점검 실시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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