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25일부터 시작된다.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이 걸린 재판인만큼 삼성은 물론 재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오는 25일 오전 진행한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어 이 부회장도 재판에 출석한다. 쟁점은 뇌물 액수와 승계작업의 존재 여부, 부정한 청탁의 인정 여부 등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leehs@newspim.com |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 등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 뇌물 액수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법에서도 대법관 중 3명이 항소심과 같이 판단하는 등 시각이 나뉘고 있다. 즉 파기환송심 재판 과정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밖에 '뇌물을 강요당한 피해자'라는 점 등을 재판부가 고려할 경우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 재판부가 정상을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작량감경'이 이뤄질 수 있는데, 형량 감소 또는 집행유예 등이 나올 수 있다.
재판 결과는 이 부회장의 거취와 삼성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 집행유예 등으로 법정 구속을 피할 경우 삼성은 이 부회장 체제의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이 부회장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 큰 위기를 맞게 된다.
현재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퀀텀닷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먹거리 육성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다. 이런 계획을 흔들림 없이 밀어붙이고 지속된 투자를 위해서는 이 부회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룹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등을 결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최근 리더십을 확대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자 일본을 방문해 현지 은행 및 거래선 등과 직접 협상을 진행했고, 국내 주요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을 챙겼다. 또 인도와 사우디 등으로 출장을 가서 현지 사업을 챙기고, 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을 가졌다.
일본 경제보복 이후 성사된 일본 통신업체로의 5G 장비 공급 역시 이 부회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조만간 삼성전자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삼성그룹의 총수 역할에 전념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다면 삼성그룹 전체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1위인 삼성그룹마저 경영 불확실성으로 흔들린다면 한국 경제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함부로 언급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경제적인 면도 고려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